[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캡틴' 해리 케인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투혼의 크로아티아를 꺾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잉글랜드는 18일 오전 5시(한국시각)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북중미월드컵 L조 조별리그 1차전 즐라티코 달리치 감독이 이끄는 크로아티아와 맞대결에서 4대2로 승리했다.
1966년 이후 60년 만의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잉글랜드의 이겨야 사는 첫 경기였다. 8년 전인 2018년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에서 발목을 잡았던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설욕을 다짐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캡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와 '리빙 레전드'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 역시 관심을 모았다. 케인은 지난 시즌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대표팀에서 무려 67골을 터뜨렸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에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있다. 그들에게는 케인이 있고, 케인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선수"라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모드리치는 40세의 나이에 통산 199번째 A매치에 나섰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골든볼 수상), 2022년 카타르 월드컵 3위를 이끈 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가 시작됐다.
라인업
-잉글랜드=조던 픽포드(GK)/리스 제임스-에즈리 콘사-존 스톤스-니코 오라일리/엘리엇 앤더슨-데클란 라이스/노니 마두에케-주드 벨링엄-앤서니 고든/해리 케인
-크로아티아=도미니크 리바코비치(GK)/요시프 슈탈로-루카 부스코비치-요수코 그바르디올/요시프 스타니시치-루카 모드리치-페타르 수치치-이반 페리시치/마리오 파살리치-마르틴 바투리나/페타르 무사
전반
전반 초반부터 크로아티아가 강한 압박과 강한 공세로 나섰다. 전반 2분 크로아티아의 첫 코너킥, 요시프 슈탈로의 슈팅이 높이 떴다. 전반 7분 박스 앞에서 케인의 오른발 첫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이어진 코너킥, 데클란 라이스의 코너킥 직후 모드리치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마두에케가 쇄도하려는 순간 모드리치가 발을 높게 들어올리며 주심이 망설임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9분 케인이 멈칫한 후 오른쪽으로 쏴올린 슈팅이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의 선방에 막혔다. 크로아티아가 환호했다. 그러나 케인의 슈팅 전 리바코비치가 먼저 움직였다는 판정에 따라 잉글랜드에 재차 기회가 주어졌다. 두 번의 실축은 없었다. 첫 슈팅과 같은 방향을 선택했다. 케인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의 월드컵 통산 9번째 골. 잉글랜드가 1-0으로 앞서나갔다.
전반 15분 잉글랜드의 역습, 측면에서 질주한 후 중앙으로 파고들며 날린 마두에케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막혔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양팀 감독의 지략 싸움이 뜨거웠다. 이후 크로아티아가 흐름을 가져갔다. 잉글랜드는 페널티킥 성공 이후 중원에서도 파이널서드에서도 변변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7분 크로아티아 부스코비치의 슈팅이 불발됐다. 전반 36분 단단한 빌드업과 집요한 시도가 결실로 이어졌다. 전반 36분 마르틴 바투리나의 짜릿한 원더골이 나왔다. 1-1.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잉글랜드에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 케인이 있었다. 전반 41분 코너킥 찬스, 라이스의 빨랫줄 같은 크로스에 이은 케인의 헤더골이 작렬했다. 월드컵 10호골, 잉글랜드가 2-1로 앞섰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끈질겼다. 전반 추가시간 페리시치의 날카로운 헤더 패스를 이어받은 페타르 무사가 문전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 재동점골, 혈투였다. 2-2로 비긴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후반 시작과 함께 라인을 바짝 끌어올린 잉글랜드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전반 2분 만에 '잉글랜드 넘버10' 주드 벨링엄이 번뜩였다. 앤더슨의 패스를 이어받아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부수고 들어가는 환상적인 드리블 직후 정교한 슈팅으로 골대 구석을 겨냥했고, 공은 골 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벨링엄의 양팔을 하늘 높이 치켜드는 '시그너처 셀레브레이션'이 작렬했다. 해결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벨링엄은 1분 후 또다시 예리한 슈팅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어진 라이스의 코너킥에 이은 오라일리의 헤더가 살짝 벗어났다. 라이스. 케인의 날선 슈팅, 위협적인 코너킥, 잉글랜드의 파상공세가 뜨거웠다. 후반 13분, 위기에 몰린 크로아티아가 모드리치 대신 코바치치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잉글랜드는 전반과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위기에 몰린 크로아티아 델리치 감독은 후반 21분 무사 대신 마타노비치, 부스코비치 대신 파살리치를 투입했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꾸고. 공격 숫자를 늘리며 또다시 동점골을 노렸다.
투헬 감독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직후인 후반 27분 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잉글랜드는 데클란 라이스 대신 모건 로저스, 앤서니 고든 대신 마커스 래시포드, 노니 마누에케 대신 부사요 사카를 투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잉글랜드가 변화를 시도한 상황, 동점골이 절실한 크로아티아의 공격이 다시 매서워졌다. 후반 32분 크로아티아 마타노비치의 날선 슈팅을 픽포드가 쳐내며 막아냈다. 후반 33분 파살리치 대신 크라마리치, 후반 34분 바투리나 대신 블라시치를 투입하며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투헬 감독은 세번째 골의 주인공 벨링엄을 빼고 제드 스펜스를 투입했다.
크로아티아의 공세를 높이며 기세가 올라오던 시점, '게임 체인저' 래시포드가 쐐기골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40분 역습 찬스, 반대쪽에서 사카가 찔러준 패스를 받은 래시포드가 박스 앞에서 한 차례 접은 후 오른발로 골망을 뚫어냈다. 4-2. 승리를 확신한 잉글랜드 팬들이 환호했다. 골 직후인 42분, 투헬 감독은 존 스톤스 대신 마크 게히를 투입해 체력을 안배하고 수비를 강화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그바르디올이 슈팅을 시도하며 포기를 모르는 투혼을 선보였지만 두 골 차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케인은 추가시간 마지막 순간까지 개인의 해트트릭이 아닌 팀의 실점을 막기 위해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페리시치의 코너킥 직후 문전에서 실점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위기 상황을 몸 던져 막아내는 모습, 공수 양면에서 캡틴의 품격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잉글랜드가 케인과 벨링엄, 래시포드 등 공격라인의 고른 득점과 함께 60년 만의 우승을 향한 값진 첫 승점 3점을 가져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