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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선방쇼' 카보베르데 불혹의 GK, 1000만팔로어 등극→극적인 모자 상봉까지...美 당국 도움으로 비자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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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선방쇼' 카보베르데 불혹의 GK, 1000만팔로어 등극→극적인 모자 상봉까지...美 당국 도움으로 비자 발급
'눈물의 선방쇼' 카보베르데 불혹의 GK, 1000만팔로어 등극→극적인 모자 상봉까지...美 당국 도움으로 비자 발급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 초반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카보베르데 '불혹의 골키퍼' 보지냐에게 기적 같은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카보베르데는 48개국 체제로 펼쳐지는 이번 월드컵의 깜짝 이름이었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지역예선 D조에서 강호 카메룬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구 52만명에 국토가 한국의 25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카보베르데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역대 두번째 작은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첫 상대는 스페인이었다. 지난 유로2024 챔피언이었던 스페인은 라민 야말, 페드리(바르셀로나), 로드리(맨시티) 등 슈퍼스타들을 앞세워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모든 전문가들이 스페인의 우세를 예상했다. 몇 골 차인지가 오히려 더 큰 관심사였다. 카보베르데와 마찬가지로 첫 월드컵에 나선 퀴라소는 전날 '전차 군단' 독일에 1대7로 대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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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스페인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점유율은 74대26이었다. 스페인은 무려 27개의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카보베르데에는 보지냐가 있었다. 40세12일의 나이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최고령 선수로 역사에 등극한 보지냐는 무려 7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스페인의 슈팅을 모조리 막아내며 조국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겼다. 보지냐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보지냐는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그는 25세였던 2011년에야 처음으로 프로 선수가 됐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포르투갈, 키프러스, 슬로바키아 등 유럽 무대를 누볐다. 몸은 유럽에 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조국에 있었다. 2012년 국가대표에 데뷔한 보지냐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차례 출전 포함, 총 88번의 A매치에 나섰다. 가보베르데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2위의 기록이었다.

그의 꿈은 월드컵 출전이었다. 매 예선마다 투지를 불태웠지만, 월드컵의 벽은 높았다. 이번 북중미월드컵을 통해 마침내 월드컵 무대에 선 보지냐는 첫 경기부터 그간의 울분을 제대로 토해냈다. 보지냐는 "우리는 이런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인생에서 노력한다. 나는 이제 40세지만, 25세가 되기 전까지는 프로 선수가 아니었다. 이것은 그 모든 여정에 대한 보상"이라며 "18세의 보지냐에게 말해줄 수 있다면, 스스로를 정말 자랑스러워하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어릴 때는 이런 일을 꿈꿔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 경기 이후라면, 어린 시절의 나에게 그 모든 것이 가치 있었다고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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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에 팬들도 화답했다. 경기 전 2만명에 불과했던 그의 팔로워수는 단숨에 1000만명으로 늘어났다. '꿈의 무대' 월드컵이 만들어낸 또 한명의 스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생애 최고의 날, 그 자리에 그의 조부모와 어머니는 없었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린 이유였다. 보지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눈물이 났다. 안타깝게도 두 분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두 분은 내게 모든 것이었고, 내 삶의 전부였다. 또 어머니 때문이기도 하다. 비자 문제 때문에 여기에 오시지 못했다. 비자 발급 비용이 너무 비싸서 제때 신청하지 못했다. 어머니가 여기 함께 계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비자 만료 후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카보베르데 등 일부 국가 시민이 관광 비자를 신청할 때 최대 1만5000달러(약 2300만원)의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카보베르데를 비롯한 월드컵 참가 5개국의 경기 입장권 소지자에게 보증금 유예 조치를 내렸지만, 때늦은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보지냐의 어머니는 비행기 표와 숙박비 등 엄청난 체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미국행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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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연이 전해지자 미국 정계가 나섰다. 하킴 제프리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떤 어머니도 자녀가 역사를 만드는 장면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눴고, 국무부가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지냐의 어머니가 다음 경기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제때 비자를 발급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영광"이라며 "공식 정책에 따라 모든 비자 수수료가 면제됐고, 마이애미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재회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는 22일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2차전 경기를 직접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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