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차군단' 독일이 12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독일은 21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코트디부아르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데니스 운다브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퀴라소에 7대1 대승을 거뒀던 독일은 까다로운 코트디부아르까지 잡으며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에서 두 팀 이상의 승점이 같을 땐 동률 팀 간 상대 전적(승점-골득실차-다득점 순)을 따지는 이른바 '승자 승' 규정이 먼저 적용된다. 이후 조별리그 3경기 전체 골득실차-다득점-페어플레이 점수-FIFA 랭킹 순으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독일은 모처럼 자존심을 세웠다. 독일은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나섰던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대2로 패했다. 한국에게는 '카잔의 기적'이었지만 독일에게는 '카잔의 악몽'이었다. 이어 4년 뒤 카타르 대회에서도 일본, 스페인에 밀리며 또 한번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절치부심한 독일은 이번 대회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일찌감치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었다.
독일은 퀴라소전에서 꺼냈던 4-2-3-1 카드를 꺼냈다. 같은 라인업을 내세웠다. 카이 하베르츠가 최전방에 섰고, 2선에는 플로리안 비르츠-자마 무시알라-르로이 사네가 포진했다. 더블 볼란치는 펠릭스 은메차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꾸렸다. 포백은 나다니엘 브라운-요나탄 타-니코 슐로터벡-요주아 키미히가 구성했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았던 독일은 전반 30분 역습 한방에 선제골을 내줬다. 얀 디오망데가 왼쪽을 파고들며 크로스를 시도했다. 아마드 디알로의 슈팅이 브라운을 맞고 튀어 오르자, 프랑크 케시에가 잡아 선제골로 연결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최근 한국에 이어 프랑스를 잡았고, 에콰도르까지 꺾었다. 막강 수비진과 디오망데를 중심으로 공격이 독일을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 들어 독일이 승부수를 띄웠다. 슐로터벡 대신 안토니오 뤼디거를 투입했다. 후반 15분에는 운다브를 비롯해 나디엠 아미리, 제이미 르웰링 등을 투입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운다브의 원맨쇼가 빛났다.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에서 아미리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동점골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운다브의 발끝이 또 한번 번쩍였다. 49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기회를 엿보다 운다브는 은메차의 패스를 받아 왼발 터닝 슈팅으로 코트디부아르 골망을 흔들었다. 말그대로 극장골이었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킨 독일은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독일에서 태어난 튀르키예계 운다브는 국가대표는 커녕 연령별 대표 한번 뽑히지 못한 무명의 공격수였다. 하부리그를 전전했다. 독일 3부 하벨세, 메펜, 벨기에 2부 위니옹에서 활약하던 운다브는 잉글랜드 브라이턴을 거쳐,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한 후 포텐이 폭발했다.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유로2024를 앞두고 튀르키예 대표팀과 독일 대표팀 사이에서 고민하던 운다브는 독일 국정을 확정했다. 하지만 유로2024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운다브는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19골을 몰아치는 여전한 득점력을 과시했고, 월드컵 출전에도 승선했다. 운다브는 한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이번 대회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퀴라소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은데 이어, 이날은 멀티골까지 폭발시켰다. 벌써 3골이나 넣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 독일의 '특급 조커'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독일과 에콰도르, 코트디부아르와 퀴라소의 E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은 오는 26일 오전 5시 동시에 킥오프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