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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선수들과 새 도전을 하고 있다" 2014년 명예회복? 홍명보 감독의 정중동…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걸어간다[몬테레이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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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2대1 역전승을 거둔 후 홍명보 감독과 김민재가 포옹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2대1 역전승을 거둔 후 홍명보 감독과 김민재가 포옹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24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의 공식 기자회견. 홍명보 감독이 통역기를 착용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4/
24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의 공식 기자회견. 홍명보 감독이 통역기를 착용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4/

[몬테레이(멕시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에겐 어제를 돌아볼 여유도, 내일을 걱정할 겨를도 없다. 그는 오직 지금, 바로 오늘만 존재할 뿐이다.

홍명보. 그의 이름은 한국 축구 역사 36년을 관통한다. 1990년 대학생 신분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 축구의 '영원한 리베로'가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지도자로서도 '꽃길'을 걸었다. 2009년엔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이집트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2012년엔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메달을 지휘했다.

딱 한 번의 시련이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었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2패(승점 1)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팀 선장이 홍명보였기에, 그래서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의 농도는 더욱 짙었다.

홍 감독은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또박또박' 걸어나갔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거쳐 울산 HD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울산을 17년 만의 K리그 정상으로 이끄는 등 지도력을 발휘했다.

최고의 순간, 그에게 다시 한번 월드컵 기회가 찾아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 '탁구 게이트'로 얼룩진 한국 축구를 재건할 적임자로 발탁됐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의 선임 과정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또 한 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급기야 국회 현안 질의까지 불려 나갔다. 홍 감독은 각종 억측과 비난을 위한 비난 속에서도 그저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한국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무패(6승4무)로 통과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란 대업을 달성했다.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넘어진 설영우를 일으켜세워주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넘어진 설영우를 일으켜세워주고 있다. 사포판(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12/

홍 감독은 특유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앞세워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원 팀'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상대팀, 외부 환경 등 각종 변수를 철저하게 대비했다. 그 결과 '고지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른 체코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감독으로서 첫 월드컵 승리였다. 역대 한국 대표팀 사령탑 중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한 6번째 지도자가 됐다. 한국인 감독만 놓고 보면 허정무(2010년 남아공) 신태용(2018년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전 세계의 극찬도 쏟아졌다.

그러나 환희는 불과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대1로 석패했다. 어느덧 조별리그도 종착역이다. 한국 축구의 운명을 가를 한 판이 남아 있다. 한국은 2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남아공과 A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의 손에 또 한번 한국 축구의 역사가 달렸다. 역대 한국인 감독 중 월드컵 본선 2승을 기록한 지도자는 아무도 없다. 외국인 감독까지 넓히면 2002년 한-일월드컵의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이 유일하다. 한국은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한다. 지더라도 조 3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남아공에 자칫 패한다면 상황에 따라 4위로 추락해 탈락할 수도 있다.

운명의 시간. 누군가는 시계를 또 다시 2014년으로 돌린다. 명예회복, 혹은 실패란 단어로 내일을 예단한다. 그러나 홍 감독은 '말장난'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 2026년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고 멕시코 현지에 와 있다. 이 선수들과 같이 새 도전을 하는 중이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명예회복 등도 중요하지 않다. 나는 지금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면 된다. '개인적인 월드컵'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나에게는 중요하지도 않다." 남아공전, 그 날이 홍명보 축구의 D-데이다.

몬테레이(멕시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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