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휴스턴에서의 하프타임이 되자 브라질 선수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면 어떤 분위기가 될지 짐작하며 터벅터벅 경기장을 떠났다. 그들은 월드컵에서 또 한 번의 조기 탈락, 즉 1966년 이후 가장 빠른 탈락과 국가적 망신을 당할 뻔한 위기에서 불과 45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BBC'의 전반 45분까지의 현장 묘사다. 결과는 달랐다. 브라질이 '아시아 최강' 일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극적으로 회생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벼랑 끝 혈투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브라질은 후반에서야 살아났다. 후반 11분 카세미루가 헤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규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추가시간은 6분이었다. 연장전을 준비하던 후반 50분 극장골이 터졌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오른발로 일본을 무너뜨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맞고, 골망에 꽂혔다. 브라질은 코트디부아르-노르웨이 경기 승자와 7월 6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브라질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월드컵은 높은 벽이었다. 일본의 월드컵 토너먼트 무승 징크스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BBC'는 '일본은 브라질을 상대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앞서나가는 듯했고,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는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를로 안첼로티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안첼로티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의 기록을 세웠으며, 유럽 5대 리그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고 전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위기였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할 수 있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변신을 시도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고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안첼로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외국인 감독이 브라질대표팀을 맡은 건 1965년 필리포 누녜스(아르헨티나) 감독 이후 60년 만이었다.
안첼로티는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데 대해 걱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 나는 우리 팀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조직력이 뛰어난 일본을 상대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 팀은 경기장에 있었다. 모로코전 전반전처럼 갈팡질팡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월드컵 전에 말했듯이, 축구에는 때때로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실수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지만, 실수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팀이 바로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BBC'의 해설위원인 크리스 서튼은 "교활한 카를로(안첼로티)가 또 일을 저질렀다. 늘 그렇듯이 말이야"고 혀를 내둘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