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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은퇴한대?' 손흥민 "죽기살기로 뛰겠다" 결심, 차기 사령탑에 전하는 메시지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한국이 0대1로 패한 가운데 손흥민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5/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한국이 0대1로 패한 가운데 손흥민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5/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대한민국이 0대1로 패했다. 경기가 끝나자 허탈해하는 손흥민의 모습.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5/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경기. 대한민국이 0대1로 패했다. 경기가 끝나자 허탈해하는 손흥민의 모습. 과달루페(멕시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6.25/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아공전 0대1 패배 후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4·LA FC)은 초점을 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평소 같으면 억울해서, 슬퍼서, 기뻐서 눈물을 왈칵 흘렸을 텐데, 이날은 눈에 눈물조차 고이지 않았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 걸까? 일각에선 희망을 잃은 듯한 표정을 '마음의 정리'라고 해석했다. 네 번째 월드컵을 허망하게 마무리한 손흥민이 이대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30대 중반에 다다른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손흥민 이전에 대표팀 주장을 지낸 박지성 기성용(포항)은 지금의 손흥민보다 어린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더구나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예전 같지 않은 기량에 허덕였다. 손흥민의 시대가 어느덧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알린 건 다름 아닌 손흥민 본인이었다.

손흥민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탈락이 확정된 지 이틀 만인 30일,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개인 SNS에 올린 장문의 글을 올렸다. 현재 자기 심경을 토로한 입장문이자, 대표팀 성적에 실망한 팬들에 대한 사과문, 그리고 '은퇴는 없다'라는 선언문이었다. 손흥민은 '현실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하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축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런 경기(남아공전)를 지켜봤다면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 저 역시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착잡하고 마음이 아프다.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라고 우선 고개를 숙였다.

훈련하는 손흥민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28 ondol@yna.co.kr(끝)
훈련하는 손흥민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28 ondol@yna.co.kr(끝)

그리고 '이렇게 말로 표현하기보다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팬분들이 저를 찾으실 때까지, 저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라고 강조했다. 상징적인 대표팀 등번호 7번을 당장 반납할 생각이 없다는 확실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간 대표팀 은퇴와 관련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2024년 A매치 일정을 끝마친 후엔 "부족한 부분을 채워 100% 만족하는 자리를 만들고 은퇴하겠다"라고 말했고, '에이징커브' 논란이 일어난 지난 3월에는 "지금 몸상태가 좋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엔 "내가 직접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한 적은 없다"라며 5번째 월드컵 출전 가능성도 열어뒀다. 늘 은퇴에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내려놓아야 할 때 스스로 내려놓겠다'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번 월드컵을 마치고도 그 마음엔 변함이 없었다. 손흥민의 A매치 기록은 147경기 56골이다.

타이밍상 '죽기살기로 뛰겠다'라는 선언은 아직은 누가 될지 모르는 대표팀 차기 사령탑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공은 '차기 사령탑'에게 넘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27년 사우디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 지휘봉을 잡을 새 사령탑이 먼저 처리해야 할 사안 중엔 분명 손흥민의 활용 여부도 있다.

당장 아시안컵에 뛰기엔 무리는 없지만, 2030년 월드컵 때 손흥민의 나이는 38세가 된다. 세대교체 타이밍이라고 여긴다면, 변화를 꾀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기엔 득점력이 부족하고, 주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투입하기엔 활동량이 예전 같지 않다. 다만 네 번의 월드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럽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 경험과 풍부한 연륜은 여전히 한국 축구의 자산인 건 부인할 수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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