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똑같은 '광탈', 다른 귀국 풍경.
'광인' 마르셀로 비엘사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감독의 입국 현장은 고요했다. 욕설이 난무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입국 현장과는 180도 달랐다.
우루과이 매체 '엘 파이스' 등에 따르면, 비엘사 감독은 30일(한국시각)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카라스코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16위인 우루과이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2무1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조 3위에 머무르며 탈락했다.
'엘 파이스'는 "월드컵에서 탈락한 우루과이 선수단 일부는 (현지시각)새벽 6시쯤 몬테비데오로 돌아왔다. 가장 공항을 나선 사람은 비엘사 감독이었다. 그는 VIP 출구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온 뒤 개인 차량에 탑승했다. 아무런 언급없이 떠났다"라고 보도했다.
출입문 앞에는 카메라를 든 취재진 한 명만 덩그러니 비엘사 감독을 기다렸다. 한 손에 스포츠 가방을 든 비엘사 감독은 카메라를 슬쩍 쳐다보고는 미리 길가에 세워져있는 차량 조수석에 탑승했다. 뒷모습은 영락없는 동네 어르신이었다.
'엘 파이스'에 따르면, 몇 분 후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스태프들이 줄줄이 공항을 빠져나왔다. 수비수 세바스티안 카세레스(클럽 아메리카)는 유일하게 몬테비데오로 날아온 선수였다. 우루과이축구협회가 예정된 전세기를 취소한 뒤 선수들은 일반 비행기를 타고 개별적으로 이동했다.
호르헤 지오르다노 대표팀 디렉터는 카라스코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우루과이 국민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큰 슬픔과 고통에 잠겨있다. 며칠 시간을 갖고 상황을 평가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팀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대해선 "첫 두 경기(사우디아라비아, 카보베르데) 상대보다 우리가 우월했고, 스페인과도 대등하게 싸웠다. 경기 내내 선수들의 사기가 높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우리는 탈락했다"라고 평했다.
이어 "우린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많은 골을 허용한 것이 조별리그 탈락을 결정지었다. 축구란 원래 그런 거다. 이기면 모든 게 괜찮지만, 지면 모든 게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했다.
비엘사 감독은 대회 전 이미 월드컵을 끝으로 우루과이 대표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 중 선수단과 불화설에 휩싸였다. 'ESPN'에 따르면, 비엘사 감독은 훈련 후 선수들을 모아두고 '너희들이 날 내버려뒀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카세레스는 "난 비엘사 감독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이 오갔다. 내부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비엘사 감독을 깎아내리기 위해 많은 부분이 왜곡되었다. 그것은 옳지 않다"라고 옹호했다. 대회 후 작별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비밀에 부쳤다.
비엘사 감독은 이날 센테나리오스타디움에서 월드컵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본선에서 드러난 문제점, 불화설을 비롯해 거취에 대해서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엘사 감독은 앞서 조별리그 탈락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기에 대해 스스로 혹평을 남긴 바 있다. 그는 "만약 제가 대표팀 감독으로 보낸 시간이 어떻게 기억될 거냐고 묻는다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기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우루과이 축구에 남긴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3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 나라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떤 말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