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대한민국 축구에 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아픔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16강 진출은 고사하고, 32강행도 무산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패배로 마치고 다른 국가들의 결과를 지켜보는 시간은 치욕이었다. 이를 지켜본 축구 팬들의 분노도 타당했다.
분노에서 그칠 수는 없다. 발전을 위해선 뜨거운 분노를 K리그가 담아야 한다. 질적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최종명단에 오른 K리거는 총 6명이었다. 이기혁(강원) 김문환(대전) 조현우 이동경(이상 울산) 송범근 김진규(이상 전북)가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 대회 직전 조유민의 예상치 못한 낙마로 조위제(전북)가 대체 발탁되며 '6+1'의 K리거가 세계 무대로 향했다. 2022년 14명보다 줄어든 인원, 하지만 이면을 보면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LA 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를 제외하면 23명이 K리그 출신이다. 뿌리가 K리그임은 여전했다. K리그의 성장은 대표팀의 선전과 정비례한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일본은 이미 J리그가 대표팀에서 꽃을 피우는 성장의 비료로서 작동하고 있다. K리그보다 10년 늦게 출발했으나, 이미 한국을 앞선 지 오래다. J리그는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며, 성과와 미래를 챙겼다. 북중미월드컵에 참가한 26명 중 J리거는 3명에 불과했다. 다만 유럽파들이 전부 J리그 출신이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조차 FC도쿄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100명이 넘는 일본 선수가 J리그를 거쳐 유럽으로 향했다. 명확한 시스템의 힘이었다. 2005년 내건 '일본의 길' 프로젝트, 이를 기반으로 한 J리그와 일본 대표팀의 성장은 '2050년까지 월드컵 우승'이라는 먼 목표마저 구체화시키고 있다. 한국 축구 또한 손흥민 이강인이라는 '특이'에만 기대어서는 안 된다. 다시 4년을 달려야 하는 출발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표팀이 열매를 맺기 위한 탄탄한 하부구조는 역시 K리그다.
성장을 위해 진일보가 필요한 시점, 최전선에 나서는 건 '한국 축구 톱리그' K리그1이다. 월드컵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시동을 건다. 대표팀의 시계가 흘러가는 동안 K리그1 팀들도 멈추지 않았다. 각 구단은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영덕, 철원, 보은, 남해 등 다양한 곳에서 미니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등 휴식기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리그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쌓아온 노력, 이를 바탕으로 한 뜨거운 경쟁으로 K리그1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다.
리그의 경쟁을 선도하는 '선두' 서울은 5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위 인천을 상대한다. 2위 울산과의 간격은 승점 6점 차까지 벌어져 있으나, 안심할 수 없다. 서울을 추격하는 울산은 같은 날 원정에서 최하위 광주와 맞닥뜨린다. 휴식기 이전 강원에 일격을 당한 울산으로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다.
3위 전북은 4일 오후 7시30분 4위 강원을 마주한다. 휴식기 이전에 무패 행진을 달린 두 팀이기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3연패로 반등이 시급한 10위 대전은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9위 부천을 만난다.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7위 안양과 5위 포항도 같은 시각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대결한다. 4경기째 승리가 없는 11위 김천은 5일 오후 7시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8위 제주와 격돌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