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강인(25·파리생제르맹)이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이강인은 3일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번 월드컵은 선수로서 많은 것을 찬찬히 돌아보게 만든 대회였습니다. 먼저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만족스러운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또한 큽니다'라며 사과했다.
이강인은 지난 25일(한국시각) 남아공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을 마친 뒤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A조 3위, 대한민국은 각 조 1, 2위에 주어지는 토너먼트 직행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3위 가운데 상위 8개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했다. 그는 주저앉아 그라운드를 주먹으로 '쾅쾅' 내리쳤다. 흐르는 눈물을 남몰래 훔쳐봤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강인은 오직 기적을 바랐다. "앞으로 2~3일 동안 모든 행운이 우리에게 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강인의 간절한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3위 경쟁에서 10위에 위치하며 토너먼트 진출권을 놓쳤다. 그렇게 한국의 북중미월드컵도 막을 내렸다.
이강인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팬들은 그를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지만, 이강인은 빠르게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대회 이강인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이강인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베스트11로 선정했다. 파워랭킹 점수 23.96점을 받았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다. 또한,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한 나라의 선수도 이강인 한 명이다. '마르카'는 이강인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영입 후보로 거론되는 이강인은 파워랭킹에서 미드필더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이강인에게는 아쉬운 점이 있다. 더는 점수를 쌓을 수 없게 됐다. 한국이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팀에 들지 못해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다. 머지않아 다시 그의 활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했다.
전 세계적 극찬에도 이강인은 웃지 못했다. 그는 '지난 4년,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의료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걸맞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저 또한 아쉽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가져야 하는 것은 아쉬운 마음보다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고, 제 몫을 더 잘해냈어야 했습니다. 대표팀으로 받는 사랑과 응원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결국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 결과를 잊지 않고 더 성장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경기장과 멀리에서도 힘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