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쯤되면 취업의 신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또 새로운 팀을 찾았다.
행선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다. 알 나스르는 4일(한국시각)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알 나스르의 지휘봉을 잡았다. 2년 계약에 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국내 팬들에게는 익숙한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멜버른 빅토리, 호주 대표팀,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거쳤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는 결승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꺾기도 했다.
2021년 셀틱을 통해 유럽에 입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일본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는 파격 정책으로 부임 첫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레인저스에게 뺏긴 타이틀을 탈환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음 시즌 자신의 색채를 더욱 짙게 했다. 아예 트레블을 달성했다. 셀틱의 통산 8번째 트레블이었다. 셀틱에서는 오현규를 영입하며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이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으로 자리를 옮겼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호평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안기기도 했다. 손흥민은 EPL 통산 두번째 한국인 주장, 토트넘 역대 최초의 아시아 캡틴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토트넘의 무관을 끊었다. 손흥민에게 커리어 첫 메이저 트로피를 안겨줬다.
하지만 구단 역대 최악인 17위라는 흑역사를 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질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단 3개월만에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 누누 산투 감독을 전격 경질한 노팅엄 포레스트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했다. 구단주와의 특별한 관계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실패였다. 단 39일만에 쫓겨났다. 8경기에서 2무6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EPL 역대 최단 기간 경질이라는 오명을 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일본과 연결되기도 했다. 일본은 이번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대회 개막 전 평가전에서 브라질, 잉글랜드 등을 차례로 격파한 데다, 26명의 엔트리 중 23명을 유럽파로 채울 정도로 최강의 스쿼드를 자랑했다.
일본은 네덜란드, 스웨덴 등이 포진한 '죽음의 조' F조를 2위로 통과했지만, 32강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에 1대2로 패했다. 선제골까지 넣었지만, 후반 막판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졌잘싸'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경기였다. 일본은 또 다시 토너먼트 승리 실패라는 차가운 현실을 마주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번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후임으로 거론됐다. 과거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우승경험까지 쌓은 것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 재계약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리야스 감독은 아직 확답을 하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일본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알 나스르는 우승으로 이끈 호르헤 제수스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알 나스르는 아시아 무대에 이해가 높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택했다. 이제 관건은 호날두 활용법에 모아지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며,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호날두와는 상극이다.
호날두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무리에만 집중하며,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41세인 호날두가 압박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기존의 축구를 고수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맡는 팀마다 전술적 고집으로 비판을 받았다. 알 나스르가 성과를 강조하는 팀인만큼, 짧은 기간 내에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