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대급 결정이 내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6일(한국시각) '징계위원회가 미국의 플로린 발로건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받은 레드카드에 따른 징계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근거는 FIFA 징계규정 제27조였다. 'FIFA 징계위원회 등 징계 담당 기구는 징계의 집행을 전부 또는 일부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FIFA는 '발로건에게 자동으로 부과된 1경기 출전 정지 집행이 1년간 유예됐다'고 했다. 발로건이 1년의 유예기간 동안 유사한 파울을 범하지 않을 경우 철회된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후반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으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온필드리뷰를 진행한 끝에 주심은 '심각한 반칙'을 범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퇴장 당한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에 이어 21세기 월드컵사에서 가린샤 클럽에 가입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미국은 발로건의 퇴장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에이스 없이 '강호'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러야 했다. 미국은 6일 미국 시애틀에서 벨기에와 격돌한다. 발로건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넣었다.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FIFA의 갑작스러운 징계 유예 결정으로 한숨을 돌렸다.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 대표팀의 골잡이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이 직전 경기 퇴장에 따른 출전정지가 '집행유예' 처리되면서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례를 참고한 듯 보인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북중미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아일랜드전에서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을 당했다. 폭력적 행위로 인한 퇴장이었던만큼, 최대 2~3경기 징계가 예상됐다. 이 경우, 호날두는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FIFA는 발로건과 같은 이유로 2경기 징계를 유예시켜줬다. 이를 통해 호날두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때도 세계축구는 'FIFA가 흥행을 위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FIFA는 또 한번 개최국을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쌍수들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 잡은 FIFA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발로건에 대한 레드카드가 애초에 과도했다는 평가와 함께, FIFA가 공동개최국 미국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동시에 제기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회장은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FIFA는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설된 FIFA 평화상을 수여했다.
벨기에 왕립 축구협회(KBVB)는 곧바로 반발했다. 공식 성명을 통해 '발로건이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FIFA의 결정에 당혹감을 표한다'고 했다. KBVB는 'FIFA의 이번 결정의 근거로 제27조를 들었지만, 동일한 징계 규정 제66.4조에는 레드카드가 다음 경기 자동 출전 정지를 수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전 모든 월드컵에서 그랬다. 제10.5조에 기록된 월드컵 규정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KBVB는 '이번 월드컵 전에 열린 경기 조정 회의나 워크숍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반복해서 공지된 사실'이라며 '현재는 물론 향후 개최될 모든 월드컵에서 참가국의 정당한 권리와 축구 전반의 페어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KBVB는 본 사안에 대해 철저히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