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결론부터 말하면, K리그는 '4쿼터 축구'를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개막 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야심작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 도입을 검토할 거란 말이 돌았지만, 당장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맹 관계자는 7일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도입 가능성에 대해 "리그별로 필요성을 따져보고, 시행 시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다. 연맹 차원에선 지금 당장 도입할 계획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재 '쿨링 브레이크'가 실시되고 있는 만큼,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쿨링 브레이크는 전·후반 30분을 넘긴 시점에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으면 심판 재량으로 약 1분간 수분 섭취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 K리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FIFA가 이번 월드컵에 처음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한 발 더 나아가 날씨와 상관없이 전·후반 22분쯤 경기를 멈추고 3분간 휴식 시간이 부여된다. 이 시간에 선수들은 음료를 섭취하며 숨을 고르고, 다 같이 모여 작전 토의를 벌인다.
첫선을 보인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FIFA는 지난해 여름 미국에서 열린 2025년 FIFA 클럽월드컵에서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 힘겨워한 사례를 토대로 "선수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높은 기온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감독에게 두 번의 작전 타임 기회가 주어지는 건 좋은 점"이라고 반겼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도 7대1로 이긴 퀴라소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첫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공격 전술을 수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휴식 시간은 경기 흐름을 바꾼다는 의미로 '모멘텀 브레이크'로 불리기도 한다.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르셀로 비엘사 우루과이 감독은 "축구를 2피리어드가 아니라 4피리어드로 치르는 것은 축구를 해석하는 문화적인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런 이점이 없고, 축구의 많은 걸 잃게 만든다"라고 우려했다. 네덜란드 주장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는 경기 도중 시청자들이 원치 않는 광고를 접하는 게 별로라고 솔직히 말했다.
K리그 구성원들은 월드컵을 통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장단점을 지켜봤다. 리그의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K리그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관계자들도 등장했지만, 후반기 도중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본질은 '광고'"라며 "K리그도 월드컵처럼 광고 수요가 넘쳐나는 시대가 오면, 그땐 '4쿼터 축구'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