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꼼수로 짠 완벽 스쿼드, 결과는 참교육이었다.
마지막 남은 공동개최국 미국마저 2026 북중미월드컵 여정을 마무리 했다. 미국은 7일(한국시각) 워싱턴주 시애틀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가진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1대4로 대패했다.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던 캐나다, 멕시코가 탈락한 가운데, 미국은 벨기에를 상대로 0-1로 뒤지던 전반 31분 동점골을 넣었지만, 내리 3실점하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는 뜨거운 논란 속에 펼쳐졌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위험한 태클을 해 퇴장 처분을 받았던 폴라린 발로건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 유예 조치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를 재검토 해달라고 요청했고, FIFA는 성명을 통해 징계 규정 제27조에 의거해 발로건의 출전 정지 처분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표 뒤 자신의 SNS은 트루스소셜에 '옳은 일을 행하고 큰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하다'는 글을 남기며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벨기에축구협회가 항소했지만, FIF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FIFA의 이 결정은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 BBC는 '카타르의 아심 마디보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스마엘 코네(캐나다)의 다리 골절상을 유도해 퇴장 당한 뒤 징계 위원회로부터 5경기 출전 금지 추가 징계를 받았다'며 '이번 결정은 FIFA가 상황에 맞춰 결정을 내린다는 의심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규칙이 수호자에 의해 더 이상 보장되지 않을 때 경기 공정성 뿐만 아니라 대회 신뢰성이 훼손된다.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비리 혐의로 물러난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도 거들었다. 그는 SNS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전화에 선수 징계 결정이 뒤집힌다면 FIFA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피할 수 없다. 축구는 정치 권력의 놀이터가 되선 안된다'고 적었다.
인판티노 회장의 트럼프 밀착 행보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북중미월드컵 개최 결정 이후 백악관들 드나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바람에 이사회에 지각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워싱턴 DC에서 펼쳐진 본선 조추첨식에선 'FIFA 평화상'을 제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사하고, 그가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 쓰던 빌리지피플의 YMCA를 행사 엔딩곡으로 쓰기도 해 쓴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영국 축구 전문가 제프 스텔링은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지적하며 "정말 수치스런 일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