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월드컵 역사상 역대급 조롱이 터졌다.
벨기에는 7일 오전 9시(이하 한국시각) 미국의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에서 4대1로 크게 이겼다. 벨기에는 11일 오전 4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스페인과 4강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
킥오프를 앞두고 전 세계가 들끓었다.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 모나코)의 퇴장 징계 유예 때문이었다.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에 따라 그는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발로건의 출전정지 집행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징계위원회가 재량을 발휘해 제재를 검토,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 제27조를 적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커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IFA의 발로건 징계 철회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통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신속한 대응 속에서 이뤄졌다. 월드컵 96년 역사상 가장 대담한 계획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발로건의 출전정지가 유예된 뒤 SNS를 통해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 잡은 FIFA에 감사하다'고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의 경기에 발로건을 선발로 투입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발로건은 후반 추가 시간 하지 라이트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미국은 카타르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에 오른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뒤 벨기에 축구대표팀 공식 계정에는 경기 결과와 함께 "이것은 '풋볼'이라고 불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풋볼'(football) 앞에 미국에서 축구를 뜻하는 '사커'(soccer)를 지우는 표시를 덧붙여 미국을 저격했다. 로멜루 루카쿠의 쐐기골 세리머니 사진에는 '이것도 뒤집어 봐'(Overturn this)라는 코멘트가 달렸다. 스페인전 예고 게시물에는 "8강전이 부른다(calling)"면서 '전화 찬스'를 조롱하는 듯한 전화기 모양의 이모티콘을 게재했다.
한편,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단은 매우 성숙하고, 그런 과정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리더들이 있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며 "발로건이 먼저 찾아와서 얘기를 나눴다. 직접 찾아와 준 발로건의 진심에 감사하다. 이번 일은 발로건의 잘못이 아니다. 발로건에게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없다고 직접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