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인범이는 FC포르투에서 잘할 수밖에 없다." 포르투갈 명문구단 포르투가 품었던 '1호 한국인 선수'인 전 국가대표팀 공격수 석현준(35·용인FC)이 자신의 뒤를 이어 10년 만에 포르투의 흰색-파란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후배 황인범(30)의 성공을 확신했다. 약간의 팁도 곁들였다.
석현준은 황인범의 포르투 입단 공식발표가 이뤄진 21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에 기사를 통해 오피셜이 뜬 걸 봤다. 10년 전 포르투에 입단했을 때 생각이 났다. 인범이가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다. 인범이에게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포르투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명문이다. 어딜 가든 포르투 팬, 선수를 찍는 카메라를 만날 수 있다. 황인범의 전 소속팀인 페예노르트도 인기 구단이지만, 포르투에선 훨씬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다. 내가 포르투에서 뛰던 시절 리그 2위를 달리고 컵대회 준우승을 해도 욕을 엄청 먹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벤피카전에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황인범은 2015년 대전하나에서 프로데뷔해 밴쿠버 화이트캡스, 루빈 카잔, FC서울, 올림피아코스, 츠르베나 즈베즈다, 페예노르트 등 다양한 리그, 다양한 클럽을 거쳐 유럽 리그 랭킹 6위인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입성했다. 이적료 450만유로(약 76억원)에 3+1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 16번을 받은 황인범은 포르투 구단을 통해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포르투에 입단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하루빨리 포르투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싶다. 팬들은 내가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말을 확신해도 좋다. 팀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황인범은 2025~2026시즌 포르투갈프리메이라리가 우승 주역인 기존 미드필더들과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덴마크 출신 빅토르 프롤홀트, 아르헨티나 출신 알란 바렐라, 스페인 출신 가브리 베이가 등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석현준은 "인범이는 큰 무대 경험이 많고, 지지 않으려고 하는 위닝 멘털리티도 지녔다. 대표팀에서 내가 경험한 인범이는 활동량도 많고, 공수를 넘나들며 많은 영향을 끼친다. 포르투갈 국가대표인 주앙 네베스(파리생제르맹)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포르투갈 축구팬들은 그런 스타일을 아주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포르투 감독이 5년 전 튀르키예 알란야스포르 사령탑 시절부터 황인범 영입을 원해왔단 사실은 새 팀에 입단한 선수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황인범은 "감독님이 니스로 옮긴 이후에도 나를 데려가고 싶어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감독님과 매일 함께 훈련하는 일상이 너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2016년 입단해 2년간 포르투에서 뛰었던 석현준이 황인범의 성공을 염원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난 포르투에서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며 "인범이는 꼭 성공해서 한국인 선수의 위상을 높여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많은 선수가 포르투와 같은 명문구단에 입단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나이가 서른이 넘었다고 하지만, 한두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잉글랜드, 스페인과 같은 빅리그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 내가 뛰던 시절 동료였던 엑토르 에레라(휴스턴 다이너모)도 늦은 나이에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이적한 걸로 기억한다"라고 했다. 멕시코 출신 에레라는 지난 2019년, 29세에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었다.
황인범은 석현준에 대해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이적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다"며 "포르투가 훌륭한 클럽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포르투에 대해)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분명히 저를 축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적은 새로운 도시로의 이주를 뜻한다. 황인범은 앞으로 포르투 라이프에 적응해야 한다.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포르투갈에 놀러 갔는데, 아내가 리스본보다 포르투를 더 좋아했다. 의사결정권의 60%를 아내가 갖고 있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라며 웃었다. 한국인 여성들이 선호하는 도시인 포르투에 한국인 남성을 오게끔 하겠다고 했다. 리스본은 포르투의 라이벌 벤피카와 스포르팅의 연고지다. 석현준은 "포르투갈인은 정이 많다는 점에서 한국인과 비슷하다. 포르투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하거나 위험한 건 없었다. 해산물 요리도 맛있다. 인범이가 축구에 집중하기엔 부족한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는 23일 질비센테, 26일 애스턴빌라와 잇달아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다음달 2일엔 토렌세와의 포르투갈 슈퍼컵을 치른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마치고 이달 초부터 국내에서 휴식과 개인 훈련을 병행한 황인범은 스케쥴상 토렌세전에 포커스를 맞춰 컨디션 관리와 팀 적응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