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다양한 리그, 다양한 클럽을 경험한 국대 간판 황인범(FC포르투)은 새로운 팀 팬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황인범은 21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명문구단 포르투와 이적료 450만유로(약 76억원)에 3+1년 계약을 체결했다. 등번호는 16번을 받았다. 황인범이 클럽 커리어에서 16번을 다는 건 처음이다. 그간 6번, 66번, 96번, 4번, 33번 등을 달았다.
황인범은 "역사가 깊은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한 곳에 입단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입단 소감을 말했다. 포르투를 "지난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벌써 다음시즌을 생각하고 있는 훌륭한 선수들로 가득한 스쿼드"라고 평한 황인범은 "포르투와 같은 클럽에 입단하면 당연히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는 반드시 우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아무리 피곤해도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매 훈련과 매 경기에서 항상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하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어필했다.
거의 모든 포르투팬이 지켜볼 인터뷰에서 FC포르투의 연고지인 포르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황인범은 "이 클럽과 이 도시를 대표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난 포르투를 정말 좋아한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리스본과 포르투에 머물렀는데, 아내가 리스본보단 포르투가 더 좋다고 바로 말하더라. 정말이다.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리스본은 포르투의 라이벌인 벤피카, 스포르팅의 연고지다. 이 세 팀은 수십년째 포르투갈의 빅3로 군림하고 있다. 황인범은 "내가 의사결정권의 40%, 나머지 60%는 아내가 갖고 있다"며 "내가 이곳에 온 이유다. 정말 행복하다. 긴 여정에 피곤했지만,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 들어선 순간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내를 비롯한 한국 여성분들이 포르투를 정말 좋아한다. 아름다운 도시니까. 이미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포르투에 오고 있는데, 이제 내가 한국 남성분들을 포르투로, 우리 경기장으로 데려와 나와 포르투를 응원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적 비하인드도 전했다. 오피셜을 앞두고 다수의 포르투갈 매체는 포르투의 황인범 영입이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포르투 감독의 '픽'이라고 보도했다. '팩트'였다. 황인범은 "파리올리 감독님이 날 영입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2020년, 2021년쯤 알란야스포르 사령탑 시절, 나를 튀르키예로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때 난 올림피아코스를 선택했다. 이후 감독님이 니스로 옮겼을 때도 나를 다시 데려오고 싶어했지만, 당시에도 성사되지 못했다"라고 했다.
황인범은 "포르투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 자체가 뿌듯했다. 그후 파리올리 감독님과 (안드레 빌라스보아스)회장님과 화상 통화로 좋은 대화를 나눴다. 나를 영입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나는 몇 가지 질문만 건넸다"며 "통화 후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포르투 이적)이야기를 꺼냈다. (포르투를 좋아하는)아내가 이적 소식을 들으면 너무 좋아할까봐 그 동안 말하지 않았다. 아내가 너무 흥분하지 않도록 진정시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2024년부터 2년간 페예노르트에서 뛴 황인범은 전 소속팀 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멘트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그는 파리올리 감독이 아약스를 맡았을 당시 라이벌 관계였다는 질문에 "이 부분에선 신중해야 한다. 아약스와 페예노르트는 큰 라이벌이기 때문"이라며 "감독님과 화상 통화에서 PSV 에인트호번과 아약스가 우승 경쟁을 벌이던 시절, 또 페예노르트가 우승 가능성이 희박했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나는 아약스가 아닌 파리올리 감독님을 응원했다"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10년 전인 2016년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포르투 유니폼을 입은 석현준(용인FC)에 대해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이적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다"며 "포르투가 훌륭한 클럽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포르투에 대해)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분명히 저를 축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릴 적 우상에 대해선 "맨유에서 뛰고 대표팀에서도 훌륭한 업적을 이룬 '국민 영웅' 박지성"이라며 "나는 그를 운동선수로서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본받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