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골퍼' 안시현 "육아와 선수 생활, 쉽지 않다"

기사입력 2016-06-19 18:16


안시현. 사진제공=KLPGA

"육아와 선수 생활이 정말 쉽지 않다."

'엄마 골퍼' 안시현(32·골든블루)이 골프계 최고의 '워킹맘'으로 떠올랐다.

안시현은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파72·6620야드)에서 벌어진 기아자동차 제30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한 안시현은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3·넵스)를 한 타차로 꺾고 한국골프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안시현은 2004년 MBC·XCANVAS 여자오픈 골프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안시현은 2011년 결혼한 뒤 다섯 살 난 딸 그레이스를 두고 있다. 2014년 현역으로 돌아온 안시현은 "딸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힘들었다. 또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해 정신적으로 힘들더라. 3주 전 골프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옆에서 좋은 조언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께서 힘이 많이 돼 주셨다. 가장 힘들 때 '다시 해봐야겠다'며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승한 뒤 감정이 복받쳐 올랐나.

끝내 내가 물고 늘어져 드디어 해냈나라는 생각을 했다. 시상식 때 눈물을 흘렸다.


-이번 대회 어떤 전략으로 임했나.

코스 세팅이 워낙 어려워 이븐파만 치자라고 생각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더블 보기 이상은 하지말자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16번 홀 롱퍼트 성공으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5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자책을 한 뒤 16번 홀로 넘어갔다. 긴 버디 퍼트였다. 욕심내지 말고 가까이 붙여서 파를 하자고 생각했는데 거리감을 잘 맞춘 것 같다. 당시 우승은 예감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소름이 돋더라. '이제 됐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랜 골프 선수로 터득된 경험이 이번 대회 도움이 됐나.

신인 선수들보다는 더 많은 바람을 맞았을 것이고, 더 많은 긴 러프에서 샷을 해봤을 것이다. 어디는 피해야 하고 어디를 공략해야겠다는 것이 눈으로 보이더라.

-2014년 투어에 복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딸과 떨어지는 것이 힘들었다. 또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해 정신적으로 힘들더라. 3주 전 골프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옆에서 좋은 조언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께서 힘이 많이 돼 주셨다. 가장 힘들 때 '다시 해봐야겠다'며 넘길 수 있었다.

-투어 복귀할 때 '딸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겠다고 했는데.

투어에 다시 복귀할 때 그 때 자신감과 컨디션은 굉장히 잘 치고 우승을 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출산 이후 쉽게 회복이 안되더라. 우승은 멀어져만 가더라. 그렇게 지내다가 지난해부터 내가 이왕 다시 시작한 것을 그만둘 때 후회가 없으려면 우승 한 번은 꼭 해봐야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한 선수가 우승한 첫 사례인데.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육아가 쉽지 않더라. 그러나 어머니께서 딸을 잘 봐주셨다. 딸도 말을 잘 듣는다. 잘 기다려준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새 목표 설정에 대해서는.

올해 목표는 '제발 1승만 하자'였다. 다음 목표를 세워보겠다.

-선수로서의 계획은.

후배들에게 큰 언니가 돼 오래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내 몸과 마음, 체력이 되는 한 오랜 기간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몸 관리만 잘 한다면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순간 골프 선수가 천직이라는 생각을 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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