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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선수 생활이 정말 쉽지 않다."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한 안시현은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3·넵스)를 한 타차로 꺾고 한국골프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안시현은 2004년 MBC·XCANVAS 여자오픈 골프대회 이후 무려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한 뒤 감정이 복받쳐 올랐나.
끝내 내가 물고 늘어져 드디어 해냈나라는 생각을 했다. 시상식 때 눈물을 흘렸다.
-이번 대회 어떤 전략으로 임했나.
코스 세팅이 워낙 어려워 이븐파만 치자라고 생각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더블 보기 이상은 하지말자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16번 홀 롱퍼트 성공으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15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자책을 한 뒤 16번 홀로 넘어갔다. 긴 버디 퍼트였다. 욕심내지 말고 가까이 붙여서 파를 하자고 생각했는데 거리감을 잘 맞춘 것 같다. 당시 우승은 예감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소름이 돋더라. '이제 됐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랜 골프 선수로 터득된 경험이 이번 대회 도움이 됐나.
신인 선수들보다는 더 많은 바람을 맞았을 것이고, 더 많은 긴 러프에서 샷을 해봤을 것이다. 어디는 피해야 하고 어디를 공략해야겠다는 것이 눈으로 보이더라.
-2014년 투어에 복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딸과 떨어지는 것이 힘들었다. 또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해 정신적으로 힘들더라. 3주 전 골프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옆에서 좋은 조언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께서 힘이 많이 돼 주셨다. 가장 힘들 때 '다시 해봐야겠다'며 넘길 수 있었다.
-투어 복귀할 때 '딸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겠다고 했는데.
투어에 다시 복귀할 때 그 때 자신감과 컨디션은 굉장히 잘 치고 우승을 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출산 이후 쉽게 회복이 안되더라. 우승은 멀어져만 가더라. 그렇게 지내다가 지난해부터 내가 이왕 다시 시작한 것을 그만둘 때 후회가 없으려면 우승 한 번은 꼭 해봐야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한 선수가 우승한 첫 사례인데.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육아가 쉽지 않더라. 그러나 어머니께서 딸을 잘 봐주셨다. 딸도 말을 잘 듣는다. 잘 기다려준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새 목표 설정에 대해서는.
올해 목표는 '제발 1승만 하자'였다. 다음 목표를 세워보겠다.
-선수로서의 계획은.
후배들에게 큰 언니가 돼 오래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내 몸과 마음, 체력이 되는 한 오랜 기간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몸 관리만 잘 한다면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순간 골프 선수가 천직이라는 생각을 했다.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