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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마지막 날에도 꼭 인터뷰 하러 오겠습니다."
올해 페이스가 최고다. 2위부터 5위까지 우승만 빼고 다했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은 챔피언조에 들어갔지만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뒷심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옥태훈은 1라운드를 마치고 난 뒤 인터뷰에서 '2주 연속 1라운드에서 너무 잘쳤다'는 말에 "그럼 나갈까요?"라고 농을 치며 "이번 대회는 마지막까지 잘 쳐보겠다. 마지막 날 꼭 인터뷰 하러 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3라운드 3언더파를 치며 합계 11언더파로 공동 2위가 됐다. 13언더파의 신용구, 11언더파의 전재한과 챔피언조. 옥태훈은 "만약 마지막날 챔피언조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번에는 편안하게 쳐보려고 한다. 집중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오히려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게 안좋았다. 조금만 안 되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즐겁게 임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 약속을 지켰을까. 완벽했다. 옥태훈은 22일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20언더파로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2위 17언더파 김민규와 3타 차 여유 있는 우승. 9언더파는 황중곤과 함께 데일리 베스트 기록이었다. 마지막 조 긴장한 선수의 성적이라고 믿기지 않을 훌륭한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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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옥태훈은 파4 6번홀 세컨드샷이 빗나가며 온그린에 실패했지만, 그림 같은 칩인 버디를 성공시킨 뒤 포효했다. 그리고 7번홀 버디로 16언더파가 되며 단독 선두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 때부터 옥태훈의 독주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6번부터 9번까지 4홀 연속 버디를 하며 완벽하게 분위기를 가져온 옥태훈은 후반에도 보기 없이 버디 2개만 기록하며 생애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2022년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코리아 우승 경험은 있지만, KPGA 투어 우승은 처음. 프로 데뷔 후 125개 대회 만에 값진 성과를 거뒀는데, 그 우승이 바로 최고 권위의 대회 KPGA 선수권대회였다. 우승 상금 3억2000만원을 받은 옥태훈은 시즌 상금 6억1945만원을 쌓았고,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을 추가해 3940점으로 2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