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멀어져가는 듯 했던 첫 우승, 기적의 이글 한 방으로 '대역전 드라마'...이제 김민솔 시대가 오나

기사입력 2025-08-24 16:45


멀어져가는 듯 했던 첫 우승, 기적의 이글 한 방으로 '대역전 드라마'.…
사진제공=KLPGA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민솔의 시대를 알리는 기적의 이글이었나.

마지막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나 했다. 하지만 스타는 정말 중요할 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김민솔이 왜 여자골프 최고의 유망주로 인정받는지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김민솔(19)이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솔은 24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컨트리클럽에서 열린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연더파를 치며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 판도를 뒤흔들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시드전에서 부진하며 올해 2부인 드림투어에서 칼을 간 김민솔. 드림투어 4승으로 내년 정규투어 합류를 사실상 확정지은 가운데 이번 대회 추천 선수로 나와 '대형 사고'를 쳤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억7000만원을 받게 됐고, 또 드림 투어 생활도 마감할 수 있게 됐다.

19언더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고 하면 아주 손쉽게 우승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아니었다.

1, 2라운드 환상적인 경기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1라운드 10언더파에 2라운드도 6언더파를 보탰다. 하지만 부담이 있었는지 3라운드 이븐파로 부진하며 노승희, 이다연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다.

최종 라운드도 가시밭길이었다. 전반 버디 1개,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경쟁자들이 앞서나갔고, 이날 8언더파를 몰아친 강자 홍정민이 치고 올라왔다.

15번홀까지 1오버파를 치며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파3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리고 17번홀 연속 버디로 17언더파가 됐다.


승부는 마지막 쉬운 파5홀. 홍정민이 17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가운데 운명과도 같이 마지막 조 3명 김민솔, 이다연, 노승희가 모두 17언더파로 마지막홀에 들어갔다.

투온이 가능한 파5홀. 노승희가 세컨드샷을 그린 초입까지 보내놨다. 이다연이 회심의 샷으로 투온에 성공했다. 이글이 충분히 가능한 거리. 김민솔은 드라이버 거리는 가장 많이 나갔지만, 러프에 공이 있었다. 하지만 탄도를 띄우고, 런을 계산해 그린 앞쪽에 떨어뜨리는 영리한 경기로 거리가 길지만 같은 이글 찬스를 잡았다.

마지막 10.5m 이글 퍼트. 김민솔이 친 공이 약간의 슬라이스 라이를 타고 가다 홀컵에 빨려들어갔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라 그런지 대놓고 좋아하지도 못하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

이다연의 퍼트를 기다려야 했다. 이다연이 마지막 승부 퍼트. 방향은 정확했다. 하지만 공이 살짝 강해 홀컵을 타고 지나갔다. 그렇게 김민솔의 우승이 확정됐다. 언니들이 축하 물세례를 해주자, 그 때서야 눈물이 터져나왔다.

스리온으로 버디를 잡아낸 노승희가 18언더파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이글 퍼트 실패 충격을 이기지 못한 이다연은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까지 성공시키지 못하며 홍정민과 함께 공동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한편, 박민지는 이날 6번홀에서 자신의 투어 데뷔 후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