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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실 그 이야기가 사라진 건 조금 아쉽네요. 전 즐기고 있었거든요."
6번의 준우승, 30번의 톱5를 기록하며 우승 없는 최다 상금 선수라는 좋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타이틀을 이제 떨쳐낼 수 있게 됐다. 매 대회 우승 찬스가 생기면 받던 '첫 우승'의 불편한 질문들도 이제 받지 않아도 된다. 과연 이번 우승은 플릿우드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번 시즌에만 벌써 세번째로 PGA 투어에서 54홀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지만, 이전에는 마무리가 아쉽다고 인정했었다. 오늘 이스트 레이크에서 무엇을 다르게 했나?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좋은 태도를 유지했다고 느낀다. 오늘도 경기 중간에 조금은 기복이 있었는데, 11번 홀, 12번 홀쯤에서 다시 스윙을 찾았고, 루틴을 조금 바꿨다. 그래도 여러 번 놓쳤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마지막에 세 타 차 리드를 하고 있어도 그렇게 큰 차이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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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승을 했든 못 했든, 내 커리어 자체에 자부심이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사실 이번 승리가 그 사실을 바꾸는 건 아니다.
다만 이게 앞으로 여러 승리 중 첫번째가 되기를 바란다. 첫 승이 없으면 많은 승리도 있을 수 없다. 오늘 해냈다는 사실이 기쁘고, 나의 노력과 태도가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당신은 PGA 투어에서 가장 좋은 태도를 가진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따뜻한 마음, 환한 미소, 그리고 엄청난 팬층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그 에너지를 느꼈나?
그렇다, 정말 놀라웠다. 사실 조금 감정이 복받쳤다. 나는 늘 많은 응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 최근 한 달 정도 계속 우승 경쟁을 하면서도 엄청난 응원을 받았는데, 오늘 같은 순간에 그런 응원을 다시 받으니 정말 특별했다. 나는 절대 그 소중함을 잃고 싶지 않다.
모두가 내가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는지 알았으면 한다. 나는 우리가 함께 해냈다고 말했다. 오늘은 정말 그렇게 느꼈다. 나를 응원해주고, 지금까지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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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영감을 주는 방식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가 크든 작든 간에 결국은 끈기와 계속해서 그 자리에 서려고 노력한 이야기였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가장 쉬운 선택은 잠깐 낙담하거나, 조금은 그 영향을 받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매번 기회를 놓치거나 다른 선수에게 졌을 때도 늘 다시 그 자리에 서고 싶다고, 또 다른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해왔다.
오늘은 그런 노력이 통했다고 느낀다. 당시에는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내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준 것 같다. 계속해서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모습을 좋게 평가해줬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우승했으니 이렇게 말하기가 더 쉽다. 하지만 오늘도 우승하지 못했더라도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또 다른 기회를 원하고,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결국 내가 증명할 수 있었던 건,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바로 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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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이야기가 사라진 건 조금 아쉽다. 이상하게도 그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은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이번 과정을 돌아봤을 때,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것 같지만, 끈기를 가지고 다시 도전하면서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돌아보면, 아이들이나 골퍼를 꿈꾸는 이들, 혹은 스포츠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어려운 패배 이후에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고, 계속 노력하면서, 다시 그 자리에 서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태도를 보여주었고, 결국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줄 수 있다는 게 진심으로 기쁘다.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살아 있는 증거다.
첫 승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은 그리울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