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번째 메이저 대회'로 불려온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과연 '진짜 메이저 대회'가 될까.
오는 13일(한국시각) TPC소그래스에서 열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개막을 앞두고 대회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PGA(미국프로골프)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놓은 '3월은 메이저의 달이 될 것'이라는 광고 문구가 촉발한 메이저 논쟁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다시금 살아나는 모양새다.
남자 골프 메이저 대회는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주관하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비롯해 미국골프협회(USGA)가 여는 US오픈, 영국왕립골프협회(R&A) 주관의 디오픈, 미국프로골퍼협회(PGA오브아메리카)의 PGA챔피언십이다. 이들을 통틀어 '4대 메이저'로 부른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창설 전인 1930년 바비 존스가 US아마추어 선수권, 브리티시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 이어 US오픈, 디오픈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 달성을 인정 받았다. 현재의 4대 메이저 지위는 1960년 아놀드 파머가 스포츠기자 밥 드럼과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4대 메이저 대회를 선정하면서 자리 잡았다는 게 통설이다. 이후 골프의 TV중계에 맞춰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 등 스타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4대 메이저의 지위가 공고해졌다.
1974년 창설된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총상금이 2500만달러(약 369억원)로 PGA투어 최대 규모다. 승자에게 부여되는 페덱스 포인트도 750점으로 메이저 우승자와 동일하다. 명실상부한 PGA투어 최고 권위의 대회지만, '메이저 대회'로는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출처=PGA SNS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PGA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메이저 승격'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PGA가 내놓은 30초짜리 광고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 역대 우승자의 모습과 함께 워터해저드로 유명한 17번홀(파3)에서 선수들이 티샷을 호수에 빠뜨리는 모습을 잇달아 비추고, 끝자락에는 '3월은 메이저의 달이 될 것(March is going to be Major)'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골프닷컴은 이에 대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메이저 승격을 원하는 PGA투어의 도발적 문구"라고 평했다. 직설적 코멘트로 유명한 골프해설위원 브렌델 챔블리는 "메이저 대회란 뭘까. 역사와 전통, 존중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라는 것"이라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가장 훌륭한 선수들이 모이는 가장 치열한 대회다. 50년 역사 동안 단 한 명만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정도로 우승하기 어려운 대회다. 샷 가치 측면에서 TPC소그래스를 따라올 곳이 없다. 4대 메이저 대회에 대한 존경심은 이해하지만, 내 생각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그 대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본다. 최고의 메이저 대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출처=PGA투어 홈페이지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10일(한국시각) PGA투어 소속 선수들에게 받은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메이저 승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 응답한 선수 중 절반 이상인 16명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메이저 대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메이저 대회'라고 답한 선수는 5명에 불과했고, 무응답은 2명이었다. 토미 플릿우드는 "내게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가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고 해서 가치를 깎아내리거나 덜 중요하게 여기는 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이 대회를 '5번째 메이저'라고 불러왔다. 그 자체로 고유한 정체성과 위상을 갖고 있다. 메이저 대회가 아니라고 해서 가치를 깎아내리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