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충격적인 교통 사고 후 3개월여 만에 나선 공식 석상, 타이거 우즈(미국)는 여유가 넘쳤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각)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에서 열린 PGA(미국프로골프)투어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PGA투어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개막에 앞서 2028년부터 승강제 형식의 운영 방식 도입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 우즈가 참가한 것이다. 우즈는 PGA투어 정책이사를 맡고 있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우즈는 건강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미국 골프닷컴은 '그가 기자회견 장소에 나타나기 전까지 참가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정장에 소프트 스파이크 골프화를 신은 채 모습을 드러낸 우즈는 멋져 보였다. 3개월 전 수갑을 찬 채 땀을 흘리며 담요를 뒤집어 쓴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전했다.
이날 우즈는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준비한 멘트를 전했다. 우즈는 "우리가 해온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그 과정에서 기여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이 개편안을 만드는 작업은 다양한 관점을 모으고 솔직하고 어려운 대화를 통해 골프라는 스포츠에 무엇이 최선인지를 과감하게 고민하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개편안 도입은 골프에 있어 매우 흥리모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즈는 지난 3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아일랜드에서 제한 속도를 초과해 운전하다 앞서가던 픽업 트레일러 뒷부분을 들이 받았다. 그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은 운전석 방향이 지면에 닿아 세워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우즈는 기적적으로 부상을 피했으나, 현장 출동한 경찰관 조사를 받은 뒤 연행됐다. 문제는 이후였다. 관할 경찰이 약물 복용을 의심해 소변 검사를 시도했으나, 우즈는 이를 거부했다. 우즈는 보석을 신청했고, 요청이 받아들여지며 귀가할 수 있었다. 이후 우즈는 치료를 위한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스위스로 건너가 재활센터에서 6주간 머물다 최근 귀국했다.
복잡한 사생활, 약물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우즈가 또 사고를 치자 설왕설래가 오갔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유명인, 운동선수의 삶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조심스런 일이지만, 법적 문제가 얽혀 있을 땐 그렇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우즈는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2026년까지 3건의 교통사고에 연루돼 있다. 게다가 약물 복용 상태에서 주택가 도로를 질주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 역시 급가속으로 인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그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면 PGA투어가 나서서 해야 한다. 우즈가 더 이상 약에 취한 상태로 주택가나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투어는 이전에 훨씬 사소한 문제를 일으킨 다른 선수에게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제 우즈에게도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닉 팔도는 PGA투어가 우즈에게 면죄부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우즈가 잠시 사라졌다가 몇 달 후에 돌아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게 옳은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PGA투어가 사고 뒤 우즈를 향한 지지 성명을 낸 것을 두고도 "아마 투어 내부에선 이번 사고에 대해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사회 생활을 한다면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우즈는 그런 게 없다). 하지만 그들은 늘 그래왔듯이 우즈를 감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즈의 사고 원인과 약물 처방 기록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우즈가 등장한 건 PGA투어가 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시선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다. 향후 우즈의 활동과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