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의 상속 분쟁으로 CJ그룹과 한솔그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 "CJ GLS와는 거래 안한다"
CJ GLS는 2006년부터 삼성전자의 동남아 물류를 담당해왔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수송을 책임졌던 것.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CJ GLS와 베트남지역 물류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CJ GLS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다음달이면 CJ GLS는 삼성전자와의 거래관계가 종료될 전망.
CJ GLS는 삼성전자의 동남아 물류를 담당하면서 연간 36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왔다. 이는 CJ GLS 전체 매출의 4분의 1 정도. 상당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CJ측은 삼성의 조처에 감정이 많이 상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물류대행을 맡은 삼성SDS가 지난해말부터 진행한 새 물류업체 선정 입찰과정에서 아예 초청장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CJ, "물류산업을 그룹 핵심으로 키운다"
삼성으로부터 일격을 당한 CJ GLS는 지난 7일 CJ대한통운과 합병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CJ 측은 "지난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플랜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을 결의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합병기일은 4월1일이다. CJ대한통운은 CJ GLS와 1 대 0.3337633의 비율로 두 회사가 합병된다.
두 회사의 합병은 CJ GLS의 최대주주인 CJ㈜가 보유한 CJ GLS의 주식을 물적 분할해 케이엑스홀딩스(KX Holdings)를 설립한 뒤 CJ대한통운이 케이엑스홀딩스에 자기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CJ GLS와의 합병으로 CJ대한통운은 자산규모 5조5000억원의 물류 기업으로 성장할 전망. 자산규모로는 국내 물류업체중 1위가 된다.
CJ그룹은 지난 2011년 대한통운 인수전 당시 삼성-포스코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승리한 바 있다. CJ는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번 삼성의 물량 빼기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최고의 물류계열사를 키운다는 청사진이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2020년 글로벌 TOP 5 전문 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석탄, 곡물 등의 원자재, 벌크 화물, 자동차, 철강 등의 산업재 부문에 강했다는 평. CJ GLS는 물류 IT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소비재, 전기전자, 글로벌 물류사업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표정관리하는 한솔
이번 삼성가 소송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우호적인 한솔그룹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솔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한솔CSN이 삼성전자의 동남아 물류 중 일부를 맡을 것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동남아 물류를 컨트롤하고 있는 곳은 삼성SDS. 삼성그룹 내 시스템 통합업체인 삼성SDS는 지난 2011년부터 물류사업을 추진해 왔다. 직접 배송을 담담하지는 않고 물류 시스템을 개발한 뒤 물류업체에 하청을 주는 방식이다.
삼성 SDS는 지난해 말부터 물류업체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동남아 물류를 담당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입찰에 한솔CSN도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솔 측은 "입찰 결과 한솔CSN이 선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이미 몇차례 이뤄진 낙찰에서 한솔CSN은 선정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이 4000억원 규모인 한솔CSN은 기존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기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이같은 소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면서 한솔CSN의 주가도 급등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만 하더라도 2000원대 안팎에 머물렀던 한솔CSN의 주가는 12월에는 4400원대까지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자산규모 4조9000억원대로 재계순위 60위권인 한솔그룹의 상장회사들은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 이외에는 나머지 9개 계열사들이 두드러진 실적을 내지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소송을 계기로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과의 관계가 돈독해질 경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 한솔CSN과 함께 이미 삼성전자와 납품관계를 맺고 있는 한솔케미칼과 한솔테크닉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가한 한솔그룹은 1990년대 후반 재계순위 12위까지 올라갔으나 2000년대 초 재무위기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바 있다. 현재 한솔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는 이인희 고문의 셋째 아들인 조동길 회장(58)이다. 이인희 고문은 남편인 조운해 전 고려병원 이사장과의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조동혁씨는 한솔그룹 명예회장으로 있고 차남인 조동만씨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상태. 두 딸은 한솔그룹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그룹측은 전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이인희 고문의 차남에게 무슨 일이?>
행전안전부가 지난해 말 공개한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명단에서 이인희 고문의 차남인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개인 1위에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방세 58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1953년 11월생인 조씨는 미국 켄터버리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이어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부터 1년간 한솔제지 상무이사를 지낸 조씨는 지난 2001년부터 한솔아이글로브 회장을 맡아 소그룹으로 계열분리해 나갔으나 2004년 신주인수권과 관련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번에 세금 체납자 명단에 오른 것을 보면 최근에도 사업이 여의치 않은 것이 아난기 하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조 전 부회장은 한솔의 후계구도에서 비껴나면서 마치 삼성그룹 황태자들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솔그룹의 경영권이 3남인 조동만 부회장으로 넘어가면서 첫째인 조동길 명예회장과 조동만 전 부회장은 비운의 황태자에 비유되곤 했다. 자식사랑이 남달랐던 이인희 고문이지만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