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만성통증 환자 5명 중 1명 우울 증상 보여

기사입력 2013-03-07 13:25


척추·관절 질환은 통증이 장기화되면서 만성통증으로 악화되기 쉽다. 그런데 만성통증은 육체적인 고통 외에 마음의 병까지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 환자가 더 힘들어진다. 통증이 심해지면 밤에 잠을 못 이루고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잘 하지 못해 우울증에 걸리게 되는데, 이럴 경우 통증에 민감해져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실제로 척추나 관절 질환으로 인해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우울증이나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도일병원이
척추·관절 질환으로 인한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명 중 1명은 우울증을, 5명 중 3명은 불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랫동안 만성통증으로 고생한 사람일수록 우울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더욱 높았다.

고도일병원이 지난 2월 내원한 척추·관절 질환에 의한 만성통증 환자 102명을 대상으로 우울 및 불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2.5%인 23명이 우울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 우울증 진단 기준(ICD-10)에 의거한 이번 조사에서 13.7%(14명)는 가벼운(경도) 우울증을, 8.8%(9명)는 중간 정도(중등도)의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일 병원장은 "만성통증은 우울증을 유발하고, 우울증이 있으면 통증에 민감해져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며 "척추 및 관절 만성통증에 우울증까지 동반되면 치료기간도 길어지고 치료효과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특히 우울증인 것으로 조사된 23명의 환자들은 통증을 앓고 있는 기간이 평균 약 5년 6개월로 나타나 우울증이 아닌 환자(평균 4년 3개월)들에 비해 15개월이나 길었다. 통증을 오래 앓은 사람일수록 우울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더욱 높음을 알 수 있다.

척추·관절 질환으로 인한 만성통증 환자 중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우울증에 비해 훨씬 많았다. 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Ⅳ-TR)의 진단기준에 따라 조사한 결과, 63.7%(65명)가 불면증인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통증 환자 5명 중 3명은 편안한 수면을 유지하기 어렵고 수면을 취하고 난 뒤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등 수면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낮에는 다른 활동 등을 통해 통증 외에 다른 곳에도 신경이 분산돼 비교적 통증을 덜 느끼지만 밤에는 모든 주의가 통증에 집중되면서 통증을 더욱 심하게 느껴 제대로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누워있다 보면 근육이나 인대에 경직이 일어나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통증 환자 중에 불면증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한다.

만성통증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면증까지 초래된 경우에는 만성통증의 원인질환 치료와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를 함께 받으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3~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구분하는데, 만성통증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신경병증성 통증(통증을 일으킬 만한 자극이나 요인이 없는데도 신경계 이상으로 뇌가 통증을 느끼는 만성통증 상태)으로 이어져 약물이나 수술로도 통증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여러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통증은 신경세포 이상을 조절하는 치료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뇌를 자극하는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TMS)은 만성통증으로 만성두통, 우울증, 불면증, 신경통 등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이밖에 뇌로 통증이 전달되는 신경전달과정에 작용해 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떨어트리는 스크램블러요법도 효과적이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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