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출신의 STX 그룹 낙하산 인사들이 눈총받는 이유는?

기사입력 2013-03-11 17:38


STX 팬오션의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STX그룹의 재무개선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알짜 계열사인 STX 팬오션의 매각작업을 진행화고 있는 상태. 하지만 지난달 25일 인수자로 거론돼 온 포스코가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하는 등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당초 M&A 완료시기가 3월에서 6월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팬오션 자체적으로도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STX팬오션의 매각, 부채경감이 변수

최근 KTB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STX팬오션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약 4조4000억원, 부채비율은 302%, 신용등급은 BBB+이다. STX팬오션의 올해 필요자금은 만기 회사채 4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이라고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3114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STX팬오션으로선 부담스럽다. 순조로운 매각을 위해선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이 부채경감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그나마 산업은행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산업은행은 이번달에 STX팬오션이 발행하는 1000억원의 회사채 중 400억원을 인수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에는 STX팬오션측에 '금융거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경영안정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는 문서를 제공해 대내외적으로 신뢰감을 실어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팬오션에서 거래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해당 문서를 들고와 사인을 요청했다, 그래서 사인을 해줬을 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자발적으로 문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민간기업에 이같은 지원보증행위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7월 현재 STX그룹에 약 2조5000억원의 여신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의 재벌그룹에 대한 지원액수 중 랭킹 3위에 해당하는 금액. 산업은행은 STX의 회사채에 대해서도 5700억원을 투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STX에 대한 지원과 관련,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STX그룹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않은 만큼 주거래은행으로서 책무를 다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STX에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6명 포진

이런 가운데 STX그룹에 산업은행 출신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산업은행 부총재 출신의 김종배씨가 STX팬오션의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을 비롯, 또다른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의 박병호씨는 STX에너지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또 산업은행 부행장을 지낸 이성근씨는 (주)STX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고 산업은행 검사역 출신의 최동현씨는 STX엔진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등 총 6명의 산업은행 간부 출신이 STX그룹에 몸담고 있다. 이에 대해 STX그룹 측은 "다른 그룹에서도 비슷한 예가 많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원인 중 하나가 금융 감독기관 출신인사들의 '낙하산 감사' 때문이었듯이 국책은행 임직원이 출자회사에 재취업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채권자와 채무자 간 충돌이 있을 경우 이들 낙하산 인사들이 중간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 또 금융권 재직 중 낙하산 취업을 위해 해당 기업을 집중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한 은행으로 산업은행법에 따라 손실발생시 정부가 전액 보전을 해주게 돼있다. 산업은행의 자금은 사실상 '국민혈세'나 다름 없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산업은행 임직원들에겐 일반 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영 딴판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재취업에 성공한 산업은행 부장급 이상 퇴직자 70명 중 34.3%인 24명은 산업은행이 지분을 가진 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으로서 이같은 행위는 시대역행적이며, 자칫 전관예우로 흐를 경우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강만수 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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