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륜 최초의 비선수출신 그랑프리, 박병하(11기 김해)와 한때 외계인이라 불렸던 인치환이 최근 약속이라도 한 듯 동반부진하고 있다.
두 선수에겐 우연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공통점들이 있다. 단지 운이 없었다고 치기엔 경기 내용부터가 더 큰 문제다. 장기인 선행을 나섰다간 마지막 4코너 진입전후로 뒷심이 떨어지기 일쑤이며, 전매특허인 반바퀴 젖히기는 아예 타이밍을 못맞춘다.
두 선수는 건강상의 큰 문제가 없고 최근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장기화 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비 선수 출신이란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보통 중학교 때부터 자전거에 오른 선수출신들은 데뷔전 이미 각종 부상이나 슬럼프등을 한 두 번 이상씩 겪어본 경험이 있다.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 대처하는 요령이나 탈출하는 방법등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천부적 자질로 데뷔초부터 각광만 받았다.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었고 워낙 탄탄대로이다 보니 한 두 번의 실수 또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예민함이 문제다.
인치환의 경우는 요즘 자전거 주행자세가 잘나갈때와 많이 다르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스타일이 각기 다른 선배들의 조언을 모두 따르면서 아예 자기 색깔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각각 김해와 고양팀의 수장이란 칭호에 따른 중압감도 이들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시속만 빠를뿐 사실 여러 가지 테크닉이나 운영센스가 부족함에도 불구, 이들은 늘 라인의 중심에 있다. 그런데 약점을 간파한 경쟁자들이 가만두지 않는다. 번번이 나서야할 때를 놓치게 되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상을 입게된다. 후유증을 스스로 키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한때 선수 생활의 위기에서 완벽히 부활한 김민철이나 이명현을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위기에서 극복한 선수들은 슬럼프라 할지라도 단기간의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으며 차근 차근 체력훈련부터 그리고 실전에선 잡혀도 좋다는 식의 선행을 한동안 고수하며 점점 자신감과 인지도를 되찾았다"며 "자만이나 허영심에서 벗어나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박병하 ◇인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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