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이다. 예년보다 다소 빨리 찾아온 듯하지만, 갑자기 선선해진 요즘 날씨를 떠올리면 딱 이맘때가 '추석'답다. 명절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 일가친척을 만날 수 있어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명절 후에는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아 우리를 긴장시킨다.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추석 이후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다. 이경하 창원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추석이면 배탈 설사, 야제, 감기, 비염, 장염, 아토피피부염 증상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가 많다. 유독 심하게 보채고 짜증내는 아이도 있다. 이런 증상은 명절과 환절기라는 계절적 특수성 때문에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경하 창원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명절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좀 아픈 게 대수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름 무더위에 시달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은 환절기이다. 명절증후군이 신호탄이 되어 가을, 겨울까지 감기, 비염, 장염 등 병치레가 이어질 수 있다"며 "아이가 만 2~3세 전 영아이거나, 명절 때마다 잔병치레로 고생했던 아이라면 가급적 집에서와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30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1시간에 한번은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하면서 바깥 공기를 쐰다. 아이가 지루하지 않도록 '스마트폰 말고' 동요 CD, 장난감, 그림책, 색종이, 스케치북 등 장난감을 준비한다. 전 좌석 안전벨트를 매거나 카시트를 꼭 사용해야 하므로 차량용 매트는 깔지 않는다.
아이들은 비위 기능이 아직 약해 장거리 이동 중 심한 멀미를 할 수도 있다. 차를 타기 전 소화가 잘 안 되는 밀가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이지 않는다. 또한 음료수를 너무 많이 마시거나 탄산음료와 유제품을 같이 먹이면 멀미나 토하기 쉽다. 멀미에는 레몬, 매실처럼 새콤한 것이 좋은데, 향을 맡게 해도 좋고 사탕을 천천히 녹여 먹게 해도 좋다. 녹차나 홍차를 연하게 준비해 가끔씩 몇 모금 마시게 하는 것도 멀미 예방, 피로 회복에 좋다.
-평소 먹지 않던 기름진 음식과 다과 등 먹거리 주의
먹거리가 풍성한 데다 친척들과 어울리다보면 소란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아이가 무엇을 먹는지 모른 체 지나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라면 지짐이나 전에 들어간 달걀이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차례 상에 올라갔던 알록달록한 사탕, 젤리 등도 위험할 수 있다. 아토피 아이의 경우 엄마가 주변인들에게 조심해야 할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손수 먹거리를 챙긴다.
알레르기 질환 걱정 없는 다소 큰 아이나 어른도 과식으로 인한 식체(食滯)는 피해갈 수 없다. 더구나 추석 음식들은 칼로리도 높다. 완자전과 동태전은 5개가 150kcal, 식혜 한 그릇은 120kcal, 약과(1개) 135kcal, 송편(1개) 약 50kcal, 잡채 한 접시나 녹두 빈대떡 1장은 200kcal 정도다. 아이에게 필요한 한 끼 적정 칼로리는 400~500kcal. 짧은 기간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되면 위나 장의 기운이 약해져, 이후 기운을 회복하는 데 고생할 수 있다. 반찬만 바꿀 뿐, 식사량과 간식량은 가급적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명절 내내 TV나 게임만 하는 것보다 밖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로 먹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좋다.
-명절 후 아이가 자주 앓았던 질환을 떠올려본다
이경하 원장은 "먹거리, 수면습관, 일교차 등만 조심해도 아이 명절증후군은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감, 낯선 사람들과 달라진 환경으로 인한 불안감 또한 염두하고 아이 마음을 편하게 달래준다면 추석 이후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주 걸리는 질환이 있다. 평소 배앓이가 잦았던 아이는 명절 쇠고 꼭 배가 아프다. 감기나 비염을 달고 사는 아이는 시골집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콧물을 훌쩍거린다. 평소 잘 넘어지고 부딪히는 아이는 꼭 한 번 사고를 쳐서 어딘가 다친다. 성격이 예민하고 낯가림이 심한 아이는 밤에 잠을 못 이루고 칭얼대거나 야제 증상을 보인다. 아이가 평소 자주 앓았던 질환을 떠올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한다면, 우리 아이만을 위한 건강한 추석나기 요령을 찾을 수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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