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오뚝이' 6마신차 폭풍질주, 부경 3세 퀸 등극

기사입력 2016-03-06 17:25


◇오뚝오뚝이

"어떤 경주든 쉬운 경주란 없는 법입니다."

6일 렛츠런파크부산경남. 부경 간판 조교사인 김영관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날은 한국마사회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경마시행체인 골든서클'(Golden Circle)' 간의 트로피 교환경주인 제8회 GC트로피 특별경주(1400m·총상금 2억 원)가 열리는 날이었다. 김 조교사의 마방에선 대상경주와 특별경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경주마인 '오뚝오뚝이(한국·암·3세·마주 백수현)'가 기수 오경환과 호흡을 맞췄다. 경험 많은 마필이라는 점에서 우승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김 조교사는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는 듯 마필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국내 13개 오픈경주를 모두 석권하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며 '현대판 백락'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음에도 매 순간의 승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이었다. '오뚝오뚝이'가 데뷔 후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한 1400m 경주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경주 초반부터 선행으로 치고 나간 '오뚝오뚝이'는 2위로 나선 '마이앨리스'와 차분하게 간격을 유지하면서 경주를 주도했다. '오뚝오뚝이'를 견제할 것으로 보였던 '호승지벽'이 '스틸더쇼와이'와 3위 경쟁으로 힘을 빼는 사이 '오뚝오뚝이'는 마지막 직선주로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결승선을 500여m 앞둔 시점부터는 간격을 더욱 벌리며 단독 선행에 나섰다. 지친 기색도 보이지 않으며 결승선을 무려 6마신 앞서면서 가장 먼저 통과했다. 말 그대로 경주로를 지배한 '압승'이었다. 백 마주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우승을 했다"고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우승으로 '오뚝오뚝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을 4회로 늘리면서 오는 6월 국산 3세 암말 최강자를 가릴 코리안오크스(GII)에서의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우승 경쟁 상대로 꼽혔던 '호승지벽'은 5착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 9경주로 펼쳐진 대상경주(스포츠서울배)에서는 기수 이현종과 호흡을 맞춘 '창세(한국·암·3세·조교사 박재우)'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