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7%…13년째 신흥국 1위

기사입력 2016-03-08 15:07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3년째 신흥국 중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중국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국제결제은행(BIS)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로, 17개 조사 대상 신흥국 중 가장 높았다. 태국(70.8%), 말레이시아(70.4%), 홍콩(67.0%), 싱가포르(60.8%) 등이 뒤를 이었고, 중국은 38.8%로 나타났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962년 4분기에는 1.9%에 불과했지만, 2000년 50%대, 2002년 60%대로 진입하며 급증했다. 특히 2002년 2분기 기준 가계부채 비율이 62.5%를 기록하며 홍콩(61.4%)을 앞지른 이후 줄곧 다른 신흥국들보다 압도적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로 꼽혔다.

BIS가 조사한 선진국 24개국을 포함하면 한국은 41개국 가운데 8번째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로 124.2%에 달했으며, 호주(123.1%), 덴마크(122.9%), 네덜란드(111.4%), 캐나다(96.0%), 노르웨이(93.0%), 뉴질랜드(91.3%) 등이 뒤를 이었다. 영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86.4%로 한국보다 낮았다.

스위스, 덴마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은 모두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다. 이들 국가를 비롯해 저금리,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에서는 대출 여건이 완화되고 자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관찰됐다. BIS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년간의 저금리 여건은 고위험 대출자에게도 대출 여건을 완화했다"며 "2014년 중반 이후로 시장 불안이 퍼질 때면 고위험 대출이 유례없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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