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에서 20~30대 명의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치솟는 전세 가격과 월세 전환에 따른 부담으로 대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4년 말 74조7000억원에서 2015년 말 90조6000억원으로 한 해 동안 15조9000억원 늘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3개월 만에 증가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며 폭등했다.
20대 이하의 연령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6조5000억원에서 올 1분기 말 9조4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44.6%) 늘었다. 같은 기간 4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167조8999억원)이 2조2000억원(1.3%)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 폭이 크다.
정부가 은행권 주택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초기부터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작해 5월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후 40~50대의 대출은 줄은 반면 20~30대 주택담보대출은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한 2014년 11.5%, 지난해 21.3% 늘었다. 20대 보유 잔액도 같은 기간 각각 11.6%, 35.4% 증가했다.
김영주 의원은 "미래를 위해 가처분 소득을 축적하고, 소비해야 할 20~30대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라며 "특히, 올해 들어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줄고 있음에도 유독 20~30대의 대출 규모는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금액 485억원 중 325조원이 신규 대출이라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하지만 이 금액들이 잘 곳 없는 젊은이들이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어절 수 없이 빌린 돈이라는 점에서 규제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자금 용도는 주택구입에 쓴 비중과 전세자금 반환용, 주택임차용(전·월세)으로 사용한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주택구입 비중이 50.9%였지만 올 1분기에는 56.0%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임차용은 6.5%에서 10.4%로, 전세자금 반환용은 1.9%에서 2.2%로 늘었다. 반면 생계자금용도는 12.3%에서 11.1%로 소폭 감소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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