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화 논란에 발목 잡힌 갤노트7 씁쓸한 퇴장?

기사입력 2016-10-11 14:38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단종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월 출시 이후 배터리 발화 논란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 차례 리콜을 실시한 이후 재판매에 나섰지만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갤노트7의 자체 결함이 자칫 갤럭시 시리즈로 확대 될 경우를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어 삼성전자가 갤노트 브랜드 자체를 포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노트7의 글로벌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갤노트7을 공개한지 두 달 만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한국의 규제당국이 사용중지 권고를 내리고 있는 여파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갤노트7의 등장은 화려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최초로 제품을 공개할 당시만 해도 호평 일색이었다. 세련된 디자인과 홍채 인식 등 첨단 기능 등을 높이 평가하며 프리미엄스마트폰 중 최고에 가깝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판매 직후 국내와 미국 등 해외에서 배터리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9월 2일 즉각 제품 리콜을 발표했다. 당장의 피해는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는 문제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고 보고 새로운 배터리를 탑재하고 지난 1일 재판매에 나섰지만 리콜 전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라고 하더라도 리콜된 제품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이상 2차 리콜을 실시해 제품을 판매하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판매 국가의 정부를 상대로 2차 리콜 제품은 안전하다고 설득해 재판매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등의 규제당국 조사 결과가 갤노트7의 명운을 쥐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규제당국 조사 결과 발표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5일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안에서 한 승객이 소지한 새 갤노트7에서 연기가 나 탑승객 전원이 대피한 뒤 조사를 벌여왔다. CPSC의 조사결과는 빠르면 이번 주중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는 CPSC의 조사결과 발표에서 배터리 문제가 거론될 경우다. 리콜 이후 제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간주될 경우 삼성전자가 2차 리콜 제품은 안전하다고 해외 각국 정부를 설득하기란 녹록지 않다. 배터리 외에 다른 문제 요소가 발견됐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른 문제 요소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추락한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업계 일각에서 갤노트7의 단종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는 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갤럭시7의 사용·교환·신규 판매를 모두 중지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국표원은 "소비자 안전을 위한 즉각적인 보호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교환·환불 등 제품 수거를 위한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측과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노트7의 글로벌 물량 생산과 글로벌 판매를 중단을 밝히기 전 국표원과 미 CPSC 등과 협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생산 중단은 단종을 뜻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갤노트7의 대체 상품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했던 갤럭시S8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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