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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을 대표하는 베테랑 하재흥 조교사(61)가 900승을 달성했다. 값진 선물을 안긴 주인공은 '상비군(한국·거세마· 3세)'으로 지난 15일(토), 6등급 1000m에 출전해 영화 같은 추입능력을 선보이며 5마신차 대승을 거뒀다.
하 조교사는 900승 기세를 몰아 같은 날 9경주에서도 1승을 추가하며 현재 901승을 기록 중이다. 덕분에 10월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 조교사 중에선 통산전적으로 단연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승률 12%를 유지하며 2000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성적(서울)은 6위에 올라있고, 1위 김대근 조교사와는 차이는 4승에 불과해 언제든 최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이처럼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비결에 대해 하 조교사는 "솔직히 다른 상위 랭커들에 비해 경주마들의 몸값이 비싼 편은 아니다"며 "좋은 재원들이 있었다면 훨씬 빨리 달성했을 지도 모를 성적이다"고 운을 뗐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 조교사는 무엇보다 전략과 훈련에 전력을 다했다. 그는 "30년 이상의 경험을 활용해 경주마에 맞는 조교를 시키고, 출주시기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 성적을 내고 있는걸 보면 조교사로서는 꽤 괜찮은 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웃었다.
경마장의 산증인 중 한명으로 평소 한국경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도 가감 없이 전했다. 하 조교사는 "경마가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정책이나 관심이 경주마에게 초점이 맞춰줘야 한다"며 "사람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면 오히려 경마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투자라든지 관심이 경주마에게 집중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마방식구와 경마팬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900승을 향해 달려오는 과정에서 우리 35조 직원들의 마음고생이 많았다.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라며 "경마팬들도 마찬가지다. 팬이 없는 경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믿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