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집회 초등생, 朴 성대모사 연설...김제동도 '집중'

기사입력 2016-11-12 15:46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광화문 집회에 나선 충남 공주에서 온 초등생의 연설이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광장집회' 현장. 오후 2시부터 김제동과 청년들이 함께 만드는 광장집회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민주주의 지금, 바로, 여기서'가 열렸다.

이날 마이크를 든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은 더듬거리는 연설이었지만, 초등생 입장에서 느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대통령을 성대모사한 연설로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초등생은 "저는 글쓰기가 싫어서 제가 말한 것을 엄마가 써주셨는데 대통령은 최순실이 써준 글을 꼭두각시처럼 읽었다. 대통령은 국민이 준 권력을 최수실에게 줬다. 그래서 대통령이 아닙니다. 또한 잘못이 밝혀졌는데도 그 잘못을 아무일 없는것처럼 비서진과 최순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대국민담화 내용을 성대모사로 패러디하며 "제가 여기 나와서 이런 이야기 하려고 초등학교에서 말하기를 배웠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서 밤이 안온다"고 말했다.

초등생은 "모든 사람이 평등해지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대통령과 친한 사람이나 재벌만 잘사는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한 게 자괴감이 들고 괴로우면 그만 두세요"라고 요구했다.

또한 "저같은 초등학생에게 '시국 선언'이나 '자괴감' 등 이런 단어를 가르쳐주신 박근혜 정부께 참 감사하다"며 "친구와 즐겁게 노는 수다가 아닌 우리 나라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게 해주신 것도 참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분은 귀가 안들리시는지 눈이 안보이시는지 전국에서 이 여덟 글자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왜 모르실까요. 저도 그 한마디를 하겠습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라고 외쳐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MC 김제동은 초등생의 가슴을 후비는 시국 이야기를 지켜보다 성대모사 부분에서 아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날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청년포럼, 청년참여연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당일 현장에서 청년선언문 '광장의 약속'을 발표하며 답답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최측은 "기존 집회 참여에 망설임을 느끼는 시민들을 초대하고,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언어로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순실 게이트를 외면하지 않되 단죄를 넘어서는 대안 담론을 요구하면서 민주주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참여를 선언하는 '광장의 약속'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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