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조기은퇴 부른 '2번'의 수술과 재활…족저근막염이 뭐길래?

기사입력 2016-12-07 17:46



1992년 '몬주익의 영광' 그 후 24년. 힘겨웠던 2번의 수술과 재활, 그리고 안타까운 은퇴가 있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은 최근 동계 훈련을 시작했다. 선수들만이 아니다. 황 감독은 내년 3월 바르셀로나 올림픽 25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하프마라톤에 도전한다.(11월 18일 스포츠조선 단독보도) 황감독이 10km 이상 달려본 것은 지난 96년 은퇴 이후 20년만이다. 황감독은 "최근 술도 끊고 몸만들기에 돌입했다"면서, "사실 쉰 넘어서 다시 마라톤 하려고 했는데, 조금 일찍 재개했다"며 멋쩍어했다.

은퇴 당시를 돌아보면 선수로선 한창 나이인 20대에 '아쉬운 레이스 이탈'이었다. 황 감독은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2번의 수술이 20대 '이른 은퇴'의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스피드형 마라토너였던 황감독은 앞꿈치로 강하게 밀어주는 '킥' 때문에 족저근막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아픔을 안고 뛰었다. 올림픽 직후 일본에서 발바닥 수술을 받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직후에는 다른쪽 발바닥을 마저 수술했다. 황감독은 "발바닥 절개 수술 후 재활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면서 "세계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두번째 재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특히 올림픽 후 양쪽 발을 한꺼번에 수술했으면 재활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비쳤다.

족저근막염은 마라톤 등 달리기 운동을 하다 보면, 무릎이나 발목 등 관절 부상과 함께 빈번하게 생기는 질환 중 하나다. 발바닥의 힘줄이 미세하게 파열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통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면서 힘줄이 두꺼워지는 등 변성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증세는 무리한 운동으로 발을 혹사시켰거나, 발 자체·종아리 근육이 체질적으로 타이트 할 때 잘 생긴다. 성기선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아치가 낮은 평발이나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 등 발모양이 특이한 경우, 발목이 잘 안젖혀지는 등 뻣뻣한 사람들은 족저근막염이 더 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혹은 오래 앉아있다가 첫발을 디뎠을때 뒤꿈치와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면 족저근막염인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자연치유되므로, 통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발모양 등 구조적인 것이 원인일 때는 자연적으로 통증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의 치료는 밤사이 보조기를 차고 자거나 충격파 치료, 경우에 따라서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 족저근막염으로 오인할 수 있는 유사질환도 있다. 노인층에 많이 오는 '뒤꿈치 패드 위축증'이 그것이다. 족저근막염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고, 족저근막염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의 부작용으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편 성기선 교수는 최근에는 족저근막염 수술을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단 보존적 치료는 재활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빠른 회복이 관건인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 황영조 감독처럼 불가피하게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직접 그 부위를 수술하는 것보다 족저근막과 연결된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는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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