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가 해외에서 쓴 돈이 2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은 2010년 20조1835억원으로 20조원을 처음 넘었지만 2011년 18조4011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2012년 21조8884억으로 다시 증가했고 2013년 22조7558억원, 2014년 23조1129억원, 2015년 26조724억원에 이어 작년까지 5년 연속 증가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계화 영향으로 출국자가 늘어난 만큼 해외 '씀씀이'가 커진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최근 2년간 해외소비가 국내 소비보다 훨씬 빠르게 늘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심지어 2015년에는 가계의 해외지출 증가율이 15.5%로 국내지출(2.6%)의 6배에 가까웠다.
국내에서는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가계의 지갑이 더 크게 열린 셈이다.
해외지출 증가는 휴가 등을 이용해 외국을 찾는 국민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2238만3190명으로 2015년에 비해 15.9% 늘었다. 저가항공 노선의 활성화 등으로 일본, 대만, 베트남, 호주 등 가까운 국가를 찾는 여행객이 급증했다.
한편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쓴 돈도 늘었다. 지난해 비거주자의 국내 소비지출은 16조5139억원으로 전년보다 15.9%(2조2613억원)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은 1724만1823명으로 1년 전보다 30.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