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대여하는 렌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 기존 전통적인 렌탈 인기 품목뿐 아니라 명품 의류나 가방 등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렌탈업계 진출도 늘고 있다. 과거 무조건 물건을 소유하는 형태에서 이용을 하는데 더 뜻을 두는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덕이다.
패션 뿐 아니라, 여행가방 골프클럽 모션베드 등 기존 렌탈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품목도 눈에 띈다. 현대백화점 '맨투고' 매장에서는 고급 여행가방 렌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반납 즉시 전액 환불되는 보증금 30만원과 하루 1만3000원에서 2만30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최소 3일 이상 빌리면 된다. 맨투고 관계자는 "여행 가방은 부피가 큰데 반해 이용을 하는 기간은 지극히 짧다"며 "그렇다고 싼 가방을 사기도 꺼려지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기간만 고급 가방을 빌려쓰는 렌탈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 요넥스코리아는 고객들이 신제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배드민턴과 테니스 라켓, 골프 클럽 등을 대여해주고 있다. 기능성 침대전문 브랜드 에르고슬립도 고가의 모션베드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편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6월 주요 렌탈업체가 직접 판매하거나 공식 온라인 대행업체를 통해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렌탈 제품들을 한곳에 모아 파는 '생활플러스 렌탈샵'을 오픈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번가 렌탈샵의 매출은 오픈 초기 5개월인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보다 146% 증가했다. 롯데닷컴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렌탈케어상품 매출이 월 평균 81.5%씩 증가했다. 11번가 김민석 매니저는 "오픈마켓 등에 본사가 직접 입점하거나 공식 판매 대행업체를 통해 렌탈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뿐더러 비용 또한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