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트렌드100-37] 수제맥주 트렌드의 중심, 브라이트 바흐 성혁제

기사입력 2017-07-31 10:37


※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서른 일곱 번째 주인공은 국내 수제 맥주 트렌드를 이끄는 브라이트 바흐 브루어리의 성혁제 과장 입니다.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한국 맥주 시장이 달라졌다.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외신의 혹평을 받은 것이 불과 5년 전 일. 그러나 2017년의 한국 맥주 시장은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 조차 못할 정도다. 그 달라짐은 맥주를 대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나온다.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가볍게 즐기는 문화가 선호되면서 '혼맥'(혼자 즐기는 맥주), '길맥'(길에서 즐기는 맥주), '피맥'(피자와 즐기는 맥주), '낮맥'(낮에 즐기는 맥주) 등의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사람들이 더 이상 흥청망청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맥주의 향, 맛, 심지어 원산지까지 구분해 각개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수제 맥주를 선호하게 된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대기업의 천편일률적 맥주와 달리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역사를 자랑하는 수제 맥주. 새로운 맥주 트렌드 속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생그린 식품의 수제 맥주 브랜드 브라이트 바흐 브루어리 성혁제 과장을 만났다. 브라이트 바흐는 홍천 브루어리가 생긴 지 1년 만에 공장의 증설 결정이 날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 이유는 기본 중의 기본인 맥주의 맛에 있다. 브라이트 바흐는 품질 최우선을 최고 가치로 내걸고 유명하다는 브루어리들은 모두 직접 찾아가 맥주의 맛과 향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가장 좋은 품질의 수제맥주를 만들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 것이다.

유명한 양조장이 많은 미국 미시건에서의 유학 시절, 곳곳마다 유명한 수제맥주 집이 있어 골라먹을 수 있는 신세계를 접하게 됐다는 성혁제 과장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됐고 본인이 그 시장에 투입된 것이 흥미롭다고 말한다. 또 맥주를 커피 마시듯 가볍게 즐기는 유럽처럼, 한국에서도 편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건전한 문화가 형성되는데 일조하는 것이 그와 브라이트 바흐의 목표라고 말했다.(이하 일문일답)


-우선 브라이트 바흐의 뜻이 궁금하다.

▶독일어로 브라이트(breit)는 넓은, 바흐(bach)는 개울이라는 뜻이다. 너른내, 홍천. 결국 브라이트 바흐의 브루어리가 있는 이곳 홍천의 독일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되도록 홍천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싶고 또 홍천의 홍보에도 기여하고 싶은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다. 실제로도 맥주를 만들고 남은 담금박이 비료에 좋은데, 지역의 소를 키우시는 분들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소가 워낙 잘 먹어 이제는 저희한테 연락이 오기도 한다.

-요즘은 한국에도 수제 맥주 브루어리들이 제법 생겨나고 있는데, 홍천 브루어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보통은 막걸리 공장을 인수하는 곳들이 많고, 공업단지에 들어가서 하는 분들도 계신다. 반면, 브라이트 바흐의 홍천 브루어리는 과거에는 생수 공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수질이 좋다. 사실 우리가 수제맥주를 하게 된 것도 5년 전부터 놀리고 있던 생수 공장의 수질 좋은 물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 출발한 것이다. 맥주는 수분이 97%를 차지하는 만큼 물의 질이 큰 영향을 미친다. 또 때 마침 수제 맥주의 붐이 일어날 조짐이기도 했다.


-수질 만큼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겠다.

▶그렇다. 화이트 맥주 공장도 홍천에 있지 않나. OB맥주도 공장을 증설할 때 늘 홍천을 후보지로 염두에 둔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지하수의 수질이 진짜 좋다. 200m 이하에서 뽑은 물로 맥주를 만드는데, 6개월 마다 한번씩 하는 수질검사를 늘 100% 통과하고 있다.

-브라이트 바흐 맥주 맛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현재 트렌디한 맥주가 너무 많다. 요즘은 향이 강하고 맛도 자극적인 맥주가 유행하고 있는데, 우린 현재로서는 독일 스타일의 정통 수제 맥주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독일에는 맥주 순수령이 있지 않나. 우리 역시 그에 따라 4대 원료인 홉, 맥아, 물, 효모만 사용하고 있다. 브라이트 바흐의 5개 브랜드, 비비 필스너, 비비 골든에일, 비비 바이젠, 비비 스타우트, 비비 아이피에이 전부 다 그렇게 만들고 있다. 다른 요소들을 첨가 하게 되면 맥주를 따르고 난 뒤 시간이 경과하면 향이 날아가고 맛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역시도 특수한 맥주를 만들 때 어떻게 하면 향과 맛에 변화 없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독일식 맥주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떠한가.

▶ 소위 맥덕이라고 하는 분들은 우리 맥주가 심심하다고 평가하시긴 한다. 하지만 맥덕들이 선호하는 맥주는 수제 맥주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접하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평소 수제맥주를 많이 접하지 않은 분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맥주가 바로 우리 맥주다.

-요즘 워낙 수제맥주들이 많이 생겨나다 보니 동종업계에서의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은가.

▶물론 치열한 부분은 있지만, 200억 정도 규모의 작은 시장에서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의식하기 보다 함께 으?X으?X 하며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다. 좁은 시장에서 싸우기 보다 함께 시장을 넓혀 파이를 키우기 위해 협심을 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나.

▶지난 해 조사에서 수제 맥주 시장 규모가 200억 정도로 나왔는데, 더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뉴욕의 경우, 수제맥주가 맥주 전체 시장 점유율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도 10% 정도인데 아직 우리나라는 1%가 채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 맥주 전체 시장이 2조 정도의 규모인데 10%라 보면 2000억 아닌가. 적어도 5년 내로는 5%까지는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는 브라이트 바흐의 직영 매장도 있다.

▶방배동 카페 골목에 직영 매장이 있고, 서울이 규모가 크다 보니 서울 쪽으로 영업을 집중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홍천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기도 하다. 올해는 8월 초 홍천에서 열리는 수제맥주 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고, 앞으로도 강원도 지역에서 홍보를 많이 할 예정이다. 또한 홍천 브루어리가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될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이다. 서울 등 타지역에서 1시간 남짓이면 오고가는 이곳에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반나절 이상은 즐길 수 있는 체험관 등을 만들 계획이다.

-브라이트 바흐의 장기적 목표를 들려준다면.

▶지난 2월 유럽에 출장을 갔다. 역사가 엄청나더라. 소규모 펍인데도 그 역사가 400~500년 정도 되는 곳이 많았다. 사실 과거에는 국내에 이미 수입되어 들어온 맥주만 수천 종류가 되는데 굳이 현지에서 새로운 맥주를 더 들여올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현지에서 맛본 맥주를 경험하고 나서 그 생각이 싹 바뀌었다. 본고장은 역시 본고장이었다. 현재 우리도 많은 노력을 하지만 아직은 더 노력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또 한편, 유럽에서는 맥주를 술이라고 인식하기 보다 음료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회사 직원들끼리 점심 시간에 맥주를 한 잔 아무렇지 않게 마시고 출근 하기 전에도 커피 마시듯 마시기도 하더라. 우리 나라의 경우 그렇게까지 맥주가 편안한 문화로 정착되기 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 문화가 형성되는 데에 일조하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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