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 햇살은 따갑지만 한여름의 더위는 확연히 가셨다. 가을을 마중하는 날씨. 처서(23일)를 지나며 그 분위기가 더해질 태세다. 초가을부터는 전국 방방곡곡에 부쩍 신나는 여행테마가 펼쳐진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이어지는 축제가 그것이다. 가을의 전령사격인 고운 상사화와 메밀, 백일홍 등 아름다운 자연을 예찬하는 잔치부터 맛있는 제철 미각축제, 그리고 마음의 양식을 채워주는 뿌듯한 이벤트까지 풍성한 페스티벌이 곳곳에서 이어진다.
김형우 문화관광 전문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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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서의 계절에 걸맞은 축제가 펼쳐진다. 국내 최대 복합 지식 문화 축제 '파주북소리'가 그것으로,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심야에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지혜의 숲 심야 책방―읽어 밤', '접속' '건축학개론' 등 한국 영화 OST를 재즈로 만나보는 'Jazz Meets Cinema', 정호승, 이병률, 은희경 외 여러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와 마주 앉다―작가와의 만남', 출판도시 입주사가 주도하는 '오픈 하우스―지식 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의 주 무대는 지혜의 숲,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회의실, 다목적 홀, 야외무대 등을 갖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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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송이 붉은 꽃바다 '평창백일홍축제'(강원 평창군 평창읍 제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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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충북 영동군 영동천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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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새겨진 영웅을 만나다 '홍성역사인물축제'(충남 홍성군 홍성읍 아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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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전화 :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041)630-1255
붉은 꽃 융단을 타고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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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상사화 꽃길 걷기' '상사화 결혼식' '참사랑 소원燈(등) 달기'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 등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인도 공주와 경운스님의 설화를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상사화 야간 퍼레이드가 눈길을 끈다. 연계관광으로 9월 14~17일 두우리갯벌에서 열리는 '영광천일염·갯벌축제'도 괜찮다.
낭만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백수해안도로에서 낙조를 감상하거나, 법성포에서 푸짐한 굴비정식을 맛보는 것도 발걸음을 흡족하게 해준다. 영광군청 문화관광과(061-350-5224)
꽃무릇 즐기며 산삼 한 뿌리 꿀꺽 '함양산삼축제'(경남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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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족한 가을 기행에 함양의 양반 문화를 엿보는 것도 좋은 테마다. 조선 시대 성리학의 대가 일두 정여창의 흔적을 따라 개평한옥마을과 남계서원을 둘러보고, 시원한 너럭바위와 그림 같은 정자가 인상적인 화림동계곡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느릿한 일상탈출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055)960-5555
위도 고슴도치섬 달빛아래 밤새걷기 축제(전북 부안군 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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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고슴도치섬 '위도' 일원에서 펼쳐지는 '위도 고슴도치섬 달빛아래 밤새걷기 축제'가 그것으로, 흰색 상사화꽃인 위도상사화가 만발한 자연에서 가족과 연인 등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밤새 걸을 수 있는 낭만의 잔치마당이다.
흰 눈이 내린 것처럼 천지를 온통 하얗게 연출하는 위도상사화 군락지는 위도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서해바다 파도소리와 달빛이 비친 바다풍경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위도는 격포항에서 14km 떨어져 있는 섬으로, 6개의 유인도와 24개의 무인도를 거느린 부안에서 가장 큰 섬이다. '섬의 모습이 고슴도치를 닮아서', '섬에 자생하는 소나무 숲의 솔잎이 고슴도치 털처럼 짧고 강하다' 하여 '고슴도치 섬'이라는 별칭도 함께 지닌 위도는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을 거느린 해수욕장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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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금에서 출발해 위도해수욕장에 이르는 달빛힐링코스(8.7km, 150분)가 인기코스다. 달빛 따라 걷고 난 후 최종 도착지인 위도해수욕장에서는 '만남의 콘서트'와 '캠프파이어' 등의 어울림 마당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