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엔터비즈]YG 양현석-민석 형제, 사업 능력에 빨간불. 패션 브랜드 노나곤 참패로 '흑역사'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9-01-16 08:40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

YG 양현석·민석 형제가 패션 사업에서 참패했다. 지난 2014년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고 론칭한 패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의 중단을 전격 결정한 것. 빅뱅과의 콜라보레이션 등 YG 소속 스타들을 등에 업고 해외 시장까지 노리던 야심작인데, 결과가 처참하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2011년 코스닥 상장 이후 동생 양민석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YG엔터테인먼트와 YG플러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 패션, 식음료,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에 손을 뻗쳤으나, 현재까지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이 가운데 '노나곤'의 실패를 인정하는 '브랜드 중단' 소식이 들려오면서, YG 형제의 사업능력을 과연 믿어도 될지 업계에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노나곤 홈페이지
▶빅뱅·아이콘을 동원해도 못살린 '노나곤', 양현석의 흑역사로 남다

'노나곤'을 전개해온 네추럴나인은 지난 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해산을 결의했다. 네추럴나인은 삼성물산이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 투자(납입자본금 50억원)해 설립한 회사다. 지분은 삼성물산과 YG엔터테인먼트가 각각 51대49로 나눠 가지고 있다.

네추럴나인은 2014년 9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노나곤'을 론칭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4년 5억원의 매출과 1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15년 14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영업적자로 자존심을 구겼다.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17억원과 18억원 매출, 15억원과 17억원의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노나곤' 론칭 이후 매출과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네추럴나인은 2016년 자금조달 목적으로 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노나곤'은 론칭 당시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후광 효과를 누렸다.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의기투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것. 론칭 첫 해엔 10꼬르소꼬모 이탈리아 밀라노 본점과 중국 상하이점, 홍콩 편집매장 I.T 등에 팝업 매장을 잇달아 냈고, 일부 제품은 완판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도 전해왔다. 특히 2017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한국을 대표하는 K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브랜드 측 큰 그림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런데 결국 흑자 한 번 못 내보고 사업 중단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결과를 놓고, 업계에선 YG엔터테인먼트가 스타 마케팅만 믿고 지나치게 어설픈 접근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메인 타깃층의 니즈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후드티 하나가 17만원대고, 재킷은 40만원에 육박하는 등 고가 정책을 편 점 등은 한국시장에서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블랙핑크 리사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YG 소속 스타들을 잇달아 등판시키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한 번 돌아선 소비자들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고, 투자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깃발을 내리게 됐다.


'노나곤' 사업 중단과 관련해 YG 측은 언급을 꺼려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네추럴나인은 1대 주주가 우리가 아닌 만큼 특별히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YG플러스 홈페이지
▶유통 다각화라더니, 홈쇼핑 3회 방송하고 '땡'. 언제까지 장밋빛 미래만 얘기할까

YG플러스는 1년 여전 실적과 관련된 본지 취재 당시 "YG 라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있기에, 지난 3년이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의 시기였다면 올 해는 각 사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언장담은 결과적으로 '근거없는 자신감'이 되고 말았다.

화장품 브랜드 '문샷'(moonshot)을 론칭한 코드코스메 인터내셔널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순손실은 무려 30억3000여만원에 달한다. '문샷' 또한 '지디 쿠션' 등 YG 소속 스타들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여전히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그나마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손실 66억원에 비하며 적자 폭이 줄어들었지만 이는 올 상반기 단행한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감소효과도 있는 만큼 상황은 드러난 수치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YG푸즈도 한때 '외식업계 미다스 손'으로 통했던 노희영 카드를 내세웠으나, 이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YG푸즈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13억원으로, 이미 2017년 기록한 당기순손실(15억6686만원)에 근접한 상태다.

가정간편식 시장에서의 성적표는 더 우울하다. 지난해 3월 유통채널의 다각화를 내세우며 화려하게 시작했던 홈쇼핑 진출도 현재로선 큰 성과가 없다. YG푸즈의 대표 외식브랜드인 '삼거리 푸줏간'을 달고 선보인 '불고기 세트' 등은 홈쇼핑 3회 방송이 전부였다. 소속 아이돌 그룹인 아이콘을 롯데홈쇼핑 방송에까지 출연시킨 것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YG플러스 측은 "제품의 라인업을 재정비를 하고 있다. 현재 11번가 등 일부 온라인 쇼핑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정작 해당 쇼핑몰에서 '삼거리 푸줏간'을 찾아보면 '품절'로 뜬다.

여기에 제주신화월드와 손잡고 지난해 오픈한 복합 푸드&엔터테인먼트 공간인 YG리퍼블릭 또한 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신화월드 내 핫플레이스인 야외 수영장이 겨울엔 운영되지 않으면서, 매출 하락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 제주도 애월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는 "빅뱅의 지디 카페가 있고 승리의 라면집도 있다고 해서 오픈 초기엔 관심이 많았는데, 주위의 어린 애들도 요즘엔 시큰둥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YG플러스 측은 "제주신화월드를 운영하는 란딩인터내셔널 양지혜 회장이 지난해 12월 업무에 복귀하면서,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신화역사공원 내 추가 투자 등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신화월드 YG리퍼블릭의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낙관했다. 또한 "'문샷'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5월 중국 화장품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통해 올해부터는 성장에 더욱 속도가 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와 YG플러스에 투자한 주주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양현석·민석 형제의 사업 능력에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사업을 전담하는 YG플러스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사업 확장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3억원), 순이익(-22억원)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현석·민석 형제가 사업을 벌일수록 수익을 내기 보다는 오히려 YG 연예인들의 이미지만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당장의 실적 개선과 가시적인 시너지 창출이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