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은 달랐다. 카카오의 지난해 실적을 요약하면 딱 이렇다.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외형적 성장을 위해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제대로 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는 최근 실적부진은 '성장통'이라고 강조한다. 추진했던 신사업 매출 중심의 성과가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연결재무재표 기준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4167억원이다. 창사 이후 최고치인 동시에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지난해 경영성적표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의미하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729억원, 당기순이익은 159억원으로 각각 56%, 87%가 줄었다.
지난 4분기 실적도 비슷하다. 매출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광고 플랫폼은 연말 성수기 효과와 플러스친구·알림톡 등 카카오톡 기반 메시지 광고의 성장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9%,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817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플랫폼 부문은 전 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1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뮤직 콘텐츠 매출은 멜론의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한 1401억원, 게임 콘텐츠 매출은 13% 상승한 100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웹툰 웹소설 등 기타 유료 콘텐츠 매출은 전 분기 대비 4% 성장한 739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기타 매출은 연말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770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4분기 영업비용은 66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전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잇는 셈이다. 카카오 측은 "4분기에 각종 서비스의 매출 및 거래액 증가에 따른 지급 수수료 증가, 연말 상여금 지급, 신사업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6688억원의 연결 영업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 같은 점에 주목, 카카오의 수익성 악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대비 영업비용이 증가하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특히 신사업이 많을 경우 수익성 감소의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도입을 추진했던 카풀 등의 신사업의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고, 페이 사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바로투자증권 인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으로 발목이 잡혀있다. 당장 수익성 확보는 어려워진 셈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신사업으로 내세우는 모빌리티와, AI 등 사업 분야는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효과는 크지만 당장 이익 실현 측면에선 어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 신사업이 제대로 각종 규제와 반발에 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측면에서 당분간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기존 사업의 견조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업계의 우려에도 지속적인 신사업과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부 신사업에서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기존 사업의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수익성을 기반으로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 지표에 따라 보수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카오는 올해 B2B(기업 간 거래)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 서비스와 일부 파트너에게 시범 적용되어 있던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 솔루션을 다양한 사업자들에게 정식 제공한다. 대화방 내에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해지며, 고객 유치부터 판매, 상담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게임, 영상, 웹툰 등 콘텐츠를 필두로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한다. 게임은 해외 유명 IP(지식재산권)와 콜라보레이션, 캐주얼 게임에 대한 전략적 투자 등을 통해 모바일 해외 매출과 이용자를 확보한다.
카카오M은 확보한 한류 스타 배우군과 작가, 감독 등과 함께 드라마를 비롯한 디지털 영상 콘텐츠 제작을 시작한다.
이외에 카카오페이지는 작년 말 인수한 인도네시아 1위 유료 콘텐츠 플랫폼 '네오바자르'를 통해 동남아 시장까지 유통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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