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코리아가 지난 6월 경남시 양산 공장에서 오폐수를 방류해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그동안 필립모리스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현장 조사를 통해 오폐수 방류를 확인한 양산시청은 필립모리스코리아에 과징금 행정처분을 내리고, 관리 대행업체는 형사 고발했다. 양산시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이후 법적 처리가 완결된 후에 자세하게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코리아 관계자는 "신입 직원의 실수로 2시간 가량 폐수가 방류된 사고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과징금 3000만원은 이미 납부한 상태로, 사고가 일어난 탱크에 누수 경보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필립모리스코리아 양산 공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한 전자담배 스틱 '히츠' 생산 공장으로, 일반담배 연간 최대 200억 개비·히츠 최대 120억 개비 생산이 가능한 대형 시설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국내 출시에 맞춰 3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단말기 아이코스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하고, 전용스틱인 히츠의 시장 점유율은 75%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필립모리스코리아가 공장 증설 당시 최첨단 제조시설, 환경 경영 국제 공인, 세계적 수준의 안전시스템 등 공언했지만, 이번 오폐수 방류로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해졌다"고 꼬집었다.
관계당국과 사사건건 마찰…전자담배 승승장구 속 '악재'
관련업계에서는 필립모리스 코리아가 정부와 그동안 여러차례 마찰을 빚어왔던 만큼, 환경과 관련된 이번 사고가 당국과의 갈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보건에 이어 환경 관련 이슈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낮다'고 주장해 온 필립모리스코리아는 '타르와 니코틴 함량을 기준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유해성에 차이가 없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반발해 지난해 10월 식약처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보건복지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암 유발 경고그림' 부착 추진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도 정일우 필립모리스코리아 대표가 "규제 및 세금 등에 대한 정부의 과학적 접근이 부족하다"면서, 관계당국 입장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공시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건강보험공단은 물론 관세, 담배소비세 등 제세금 추징금 관련 세무당국과도 여러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필립모리스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실제 지난 6월 열린 '2019 담배소송 세미나'에서도 필립모리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식약처 소송 대리인이 "필립모리스의 소송은 담당 공무원과 부서를 압박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담배회사들의 전통적 수법"이라고 지적하는가 하면, 공단 소송 대리인은 "필립모리스가 배후에서 KT&G의 소송 전략과 대응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환경 관련 사고가 터져나오자 일각에서는 "바다사랑 캠페인 등 환경운동과 '안전한 공장' 등을 표방해온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이중성'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사회 공헌과 관련된 논란도 다시 한번 제기됐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지난 2015년 순이익 1918억원 전액을 이듬해 배당으로 지급하는 등 배당율이 90%를 넘나든다. 매년 지급하는 로열티도 2017년 511억5300만원, 2018년 484억5900만원 등으로 거액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Philip Morris Global Brands Inc. 외 2개 회사와의 상표권계약에 따라 상표권 사용에 대한 대가로 순매출액의 6~12%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기부금은 17억원에 그쳐 빈축을 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담배 회사들의 경우, 사회적 책임이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크다는 데에는 사회적으로 이견이 없다"면서, "비록 국내 공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효과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회사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과 환경에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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