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와 저금리 환경 속에서 생활자금 수요,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전셋값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20∼30%씩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539억원으로 11월 말(666조9716억 원)보다 3조1823억원 늘었다. 12월 가계 대출 증가폭은 11월(9조4195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월간 증가액이 8조∼9조원에 이를 만큼 '역대급'이었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진 것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급증세가 다소 진정된데는 규제에 따른 신용대출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 축소뿐 아니라 '연말까지 한시적 신용대출 중단'까지 실행하며 극단적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거의 꺾이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전세자금 대출 포함)은 473조7849억원으로 11월보다 3조3611억원 늘었다. 8∼11월(8월 4조1606억·9월 4조4419억·10월 4조8629억·11월 4조1354억원)의 4조원대 증가액보다는 적지만, 6월(8461억원)이나 7월(1조3672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4배 수준이다.
특히 최근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세자금 대출만 따로 보면, 12월 잔액(105조988억원)이 11월(103조3392억원)보다 1조7596억원 늘어 증가 폭이 11월(1조6564억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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