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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동 중인 돈…예금은 줄어들고, 증시예탁금 한때 70조·가상화폐 거래액은 6조 기록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1-02-07 10:06


초저금리 아래 대규모의 '머니 무브'(돈의 이동)가 이어지고 있다.

필요할 때 언제나 사용 가능한 예금은 1월 한 달 새 1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고, 증시예탁금은 매달 4조~6조원씩 불어나 1월 한때 70조원을 넘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주식시장에서 27조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묶어둔 투자자들의 예치금은 지난 한 해 200% 급증했고, 한동안 관심이 줄어들었던 골드바는 1월 시중은행에서 90억원어치 이상이 팔리며 한 달 새 거래액이 두 배가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 면역 형성이 진행되기까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월 말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637조8555억원으로 한 달 새 9조9840억원 급감했다.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대기 자금' 성격을 지닌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예금을 뜻한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10조원은 각종 투자처에 밀물처럼 빨려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1월 평균 68조952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8%(6조7000억원)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1월 11~13일에는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근 '반 공매도' 움직임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1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을 포함한 전체 증시에서 27조98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의 주식 매수 규모 자체가 20조원을 넘는데, 해외 주식도 대거 매수하는 상황"이라면서 "요즘 말로 '벼락 거지'가 될 수 있으니 투자 수익을 올리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으로도 옮겨갔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1월 골드바 판매액은 90억4000만원이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03.1%나 늘어난 수치다.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분산 투자 차원의 골드바 구매에 나선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실물자산으로 금을 나눠 사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성이 가장 크다 할 수 있는 가상화폐 투자 동향도 심상치 않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지난 2017년 12월 12조원을 돌파한 이후 시장 침체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반등이 시작됐다.

작년 11월 10일 오전 8시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6283억원에 불과하던 업비트 거래대금은 같은 달 24일 오전 10시 기준 1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당일 오후 8시 기준으로는 3조345억원으로 폭증했다.

빗썸으로도 고객들의 돈이 물밀듯 들어왔다. 2020년 말 기준 빗썸 고객 예치금은 1년 전보다 200% 넘게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작년 말보다 36% 늘었다.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 움직임은 저금리 아래 최소한의 이익이라도 얻고자 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은행 이자율이 1%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소한 인플레이션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되는 '돈의 대이동' 현상은 과거와 견줬을 때 규모에 있어서 확연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며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촉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저금리가 계속된다면 직접 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황 연구원은 "올해는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 체계 형성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백신이 무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선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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