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소비 지출 가운데 식음료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년 만에 최대치로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의류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인 영향을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9일 공개한 '국민계정으로 살펴본 가계소비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의 결과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 중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을 분석해 엥겔 계수와 슈바베계수를 측정했다. 엥겔계수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품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슈바베계수는 임대료 및 수도광열 지출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가장 기본적인 소비인 의식주 분야 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8%다. 1년 전보다 1.7%포인트 증가, 2005년(37%)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의 의류 및 신발 구매 지출 비중이 많이 작아졌으나 엥겔계수와 슈바베계수가 상승한데 따른 것이란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불황으로 소득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그 이상으로 소비 지출이 줄었다"며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가계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의 기본 생계비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경기 안정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체계적인 내수 진작책을 마련하고, 주택 공급 확대 및 저가 주택임대 시장 활성화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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