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부 은행에서는 퇴직금으로만 10억원 이상을 받은 '금퇴자'들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1일 각 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직원수는 작년 말 기준 5만7896명을 기록했다. 2017년 말(6만457명)과 비교해 2561명(4.2%) 줄어든 수치다. 비대면 금융이 빠르게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영업점 통폐합·축소 작업 또한 빠르게 진행되면서 점포 수 또한 급격히 줄어들었다.
4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2018년 말 3563개에서 작년 말 3303개로 2년 새 260개나 줄어들었고, 이중 하나은행이 102개를 줄여 영업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은 85개, 우리은행 56개, 신한은행 17개를 각각 줄였다.
이처럼 직원 수는 줄었지만, 매년 평균 급여 수준은 꾸준히 올라서 지난해 4개 은행 직원의 연평균 급여는 9800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 9025만원에서 3년 새 775만원(8.6%)이나 늘어난 것.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무려 1300만원이나 늘어났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기준 4대 은행 가운데 직원 평균 급여액이 가장 많은 곳으로도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평균 급여액은 1억400만원에 달했고, 하나은행(9700만원), 신한은행(9600만원), 우리은행(9500만원) 순이었다.
10억원대 퇴직금을 받은 '금퇴자' 또한 등장했는데, 특히 하나은행에서는 10억원대 퇴직금을 받은 퇴직자가 4명이나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작년 '연봉 톱5'는 모두 관리자급 퇴직자들이 차지했는데, 이들 5명은 각각 12억원대의 연봉을 받았다. 10억2200만원을 받은 지성규 하나은행장보다 2억원이 넘는 보수를 더 받은 셈이다. 또한 이들 중 4명은 퇴직금으로만 10억원 이상을 받았다.
우리은행 역시 '연봉 톱5' 자리를 모두 부장대우급 명예퇴직자가 채웠다. 이들은 작년 연봉으로 7억6000만원에서 8억7000만원을 받았고 특히 5명 중 2명은 8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받았다. 지난해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봉은 5억5300만원이다.
이외에 신한은행은 11억3000만원을 받아 연봉킹에 오른 진옥동 행장을 제외하고 '톱5'에 든 4명이 모두 퇴직자였다. 이들이 받은 퇴직금은 7억원대 중반∼8억원대 초반이었다.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지로 18억6000만원을 받은 허인 은행장을 제외한 '연봉킹' 4명이 모두 희망퇴직 직원이었다. 이들 4명 중 3명은 퇴직금이 7억원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은행들은 예년보다 희망퇴직 보상을 더 늘려 최대 3년치 임금에 학자금, 전직 지원금 등을 더한 상당히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희망퇴직을 유도했다"며 "비대면 금융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향후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몸집 줄이기'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펀드 판매가 위축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순수수료 수익이 일제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순수수료 수익(수수료수익-수수료비용)은 전년(3조9177억원)보다 4849억원(12.4%) 줄어든 3조432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1867억원), 신한은행(-1324억원), 하나은행(-1004억원), 국민은행(-65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DLF,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펀드 판매가 위축돼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며 지난해 은행들의 비이자수익이 크게 줄었다. 핀테크 경쟁업체 증가에 따른 송금수수료·전자금융수수료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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