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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인스타그램 감성이다. SNS에 올리기만 하면 '구독', '좋아요'가 꾹꾹 눌린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일상비일상의틈(이하 틈). 최근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것)한 플레이스로 꼽힌다. 화려한 강남에 위치해 있으니 '돈 값'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외형만 보면 틈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물이다. 요란스럽지도, 그렇다고 눈에 띌 만한 것도 하나 없다. 제대로 된 간판도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그저 그런 건물. 그런데도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의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틈의 매력은 내부 공간에 있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는 복합공간인 동시에 쉴 수 있는 공간의 결합이다. 공간 간 결합은 문화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틈은 쉼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불특정 다수와의 교류를 통해 관심을 받는 시간으로 바꿔놓는다. 최근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취향 저격이다. MZ세대의 관심이 높다 보니 현대차 등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협업 제안이 쏟아졌다. 협업을 제안하거나 함께 협업에 나선 업체 중에는 콧대 높기로 유명한 곳도 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게 있다. 틈의 운영 주체다. 틈은 LG유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익을 쫓는 기업, 그것도 이동통신 3사 중 만년 '꼴찌'인 LG유플러스 입장에선 틈을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이용할 만 하다.
1층은 활용성을 앞세운 이벤트 공간, 2층은 글라스하우스(카페), 3층은 스토리지북앤필름(책방), 4층은 시현하다(사진관)와 컬러룸으로 구성됐다. LG유플러스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체험하는 공간은 5층까지 올라야만 볼 수 있다. 독립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오락실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배치해 서비스 이용 공간이라기 보다는 플레이 그라운드 성격이 강하다. 가장 높은 층은 루프탑으로 구성, 자연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이색 체험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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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철 틈 팀장은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에 접근하는 가장 쉽고 부담없는 방법이 신상 카페일 것"이라며 "카페는 더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는 공간이 아닌, 트렌드와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 되고 있고, 통신사로서 연결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글라스하우스와 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멀리 있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이러한 카페 중 MZ세대들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곳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틈에 위치한 글라스하우스 강남점에서는 강원도 바다를 LG유플러스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대형 미디어월이 있어, 강남 한복판에서 해당 시간의 바다의 파도를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경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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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놀이터…"타 업체 협업 제안 많아"
틈은 처음부터 MZ세대가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기업의 팝업스토어나 마케팅 장소가 아닌 이용자 휴식과 팬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LG유플러스가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꺼낸 맞춤형 소통법이다.
허지철 틈 팀장은 "LG유플러스가 타깃으로 관계를 맺고자 하는 고객은 MZ세대"라며 "이들은 누구보다 정보를 찾는데 능숙하고 새로 생기는 공간이나 브랜드에 대한 해석이 빠르다"고 말했다. 초기 기획부터 회사 차원에서 말하고 싶은 것만을 강조하는 순간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장의 효과가 아닌 장기적으로 고객과 함께 하는 좋은 공간, 공간에서 접한 브랜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팬덤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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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LG유플러스 CX 마케팅담당은 "틈은 수익이 아닌 고객경험 브랜드로써 브랜드적 성장, 더 나아가 LG유플러스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일상을 바꾸는' 브랜드로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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