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형 기자] 최근 유럽 최정상 축구 스타들이 잇단 심장 문제로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다. 고혈압 등과 더불어 '침묵의 암살자'로 꼽히는 부정맥 때문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소모임으로나마 술자리가 평소보다 늘며, 부정맥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과도한 음주는 부정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의 '암살자', '휴일심장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 HHS)'을 유발할 수 있어 절대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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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심장증후군'은 알코올 분해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심장의 수축 능력을 떨어뜨리면서 심방세동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 등의 원인이 된다. 실제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는 심장마비 건수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이 '과음 자제'를 부정맥 관리의 가장 요주의 항목으로 꼽는 이유다. 이미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심재민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과 술은 상극"이라면서 "흔히 적포도주 한두잔 정도는 심장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부정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과음은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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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폭음 기준은, 하루에 남성은 소주 7잔(맥주 5잔), 여성은 소주 5잔(맥주 4잔) 이상이다. 코로나19 이후 회식이나 외부 술자리는 줄었지만, '홈술', '혼술'이 늘면서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발표된 질병관리청의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월간 음주율은 소폭 줄었지만, 월간 폭음률의 경우 남자 40대(54.1→58.0%)와 50대(50.9→53.9%) 및 여자 30대(26.2→31.6%)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생활이 왕성한 35∼55세 남성의 부정맥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한 수치들이다.
코로나로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말연시를 맞아 다소 들뜬 분위기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월클' 축구선수도 쓰러뜨린 부정맥이다. 과음이 '휴일심장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절대 잊지 말아야한다.
▶ 이유없는 두근거림·실신 '적신호'…적당한 운동은 부정맥 위험 낮춰
부정맥은 범위가 매우 넓고 원인도 다양한 만큼 진단이 쉽지는 않다.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다가도 병원 응급실에서 심전도를 측정할 때 쯤이면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심박수 변화를 보고 병원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고, 의사들도 웨어러블 기기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가슴이 갑자기 빠르게 두근거리는 증세를 겪었거나, 외부적 충격 없이 실신한 경험이 있다면 부정맥을 의심해 봐야한다.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지난해 국내 부정맥 질환 환자수는 40만682명으로, 2016년 32만8183명 대비 22.1%(연평균 5.1%) 증가했다. 65세 이상의 경우 매년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지만, 아직까지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부정맥 예방을 위해서는 첫번째 생활수칙인 '과음 자제'와 함께 흡연, 수면, 식사 등의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최의근 교수는 "과음과 함께 과로, 과식 등 '3과'를 피해야 한다"면서 "너무 경쟁적인 운동만 삼가면, 적당한 운동은 부정맥으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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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다른 만성질환 관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고혈압, 당뇨, 비만 등도 심장건강에 부담이 된다. 심한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재민 교수는 "저산소증에 노출돼 심장에 부담이 되는 수면무호흡증은 부정맥 위험을 높이는 만큼,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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