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 게 없다. 무엇인가 해야 할 필요도 없다. 살면서 이렇게 무료하게 있어 본 적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곳, 남원이다. 그런데 눈 딱 감고 하루만 버텨보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뭐든 할 수 있는 게 또 남원이다. 그래서 늘 남원을 방문할 때면 새롭고 설렌다. 남원을 대표하는 '춘향'과 '지리산'은 잠시 잊어도 좋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곳, 남원은 단순해서 매력적인 곳이다. 발길 닿는 곳 마다 사람의 눈과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넘친다. 우아함과 여유로움마저 갖췄다. 남원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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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교통 접근성이다. 남원 시내(시청 기준)에서 20㎞가량 떨어져 있어 자동차 기준 30분가량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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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허브밸리의 경우 지리적 장점을 활용하면 나만의 여행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지리산허브밸리가 위치한 운봉은 지리산 흑돼지로 유명한 동네다. 시내에 숙소를 마련했다면 흑돼지를 맛보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만 왕복 1시간이 걸린다. 1시간은 남원에서 길고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운봉은 고산지대로 사과, 포도의 맛도 뛰어난 곳이다. 지역 곳곳에 있는 과수원이나 재래시장에 들러 현지인의 삶과 여유를 느끼고, 간식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늦은 밤 수 많은 별을 볼 수 있는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연인, 가족과 함께라면 서로 간에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 '시작' 서어나무 숲, 아담원
서어나무 숲은 지리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마을의 허한 기운을 막기 200여 년 전 조성된 인공 숲이다. 운봉읍 행정리에 있다. 100여 그루의 서어나무가 옹기종기 모여 만든 공간은 흡사 스위스 등 유명 관광지의 한적한 공원을 연상케 한다. 그 아름다움을 인정 받아 2000년 산림청 주최 '제1회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대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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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휴식, 이색 경험을 아무런 준비 없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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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허브밸리에서 서어나무 숲은 자동차로 5분 정도, 아담원은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남원 여행의 거점으로 지리산밸리를 추천한 이유다.
▶'중간' 뱀사골 계곡, 와운마을 천년송
뱀사골 계곡은 지리산 반야봉에서 반선까지 산의 북사면을 흘러내리는 길이 14㎞의 계곡이다. 물소리와 새소리가 가득하고, 사계절 내내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봄철에는 철쭉꽃이 계곡을 메우고 여름철에는 푸른 녹음이 시원함을 선사한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은 설경이 아름답다. 가을 단풍의 절정은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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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정령치,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
차로 방문할 수 있는 남원의 지리산 최고 명소는 정령치다. 흔히 지리산 노고단 입구인 성삼재휴게소를 떠올리지만, 성삼재휴게소는 행정구역상 구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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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개관 5주년을 맞아 지난 2일부터 11월 13일까지 김병종 작가를 대표하는 '화홍산수', '송화분분', '풍죽' 세 가지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특별전이 진행된다. 유치석 김병종 미술관 관장은 "특별전을 통해 김병종 화백이 보여주고자 했던 '생명의 순환'에 대해 사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