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봄이 빨리 온다는 제주. 2월 중순부터 봄 내음이 물씬 풍긴다. 일부 지역에선 벌써 유채꽃이 모습을 드러냈고, 동백꽃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매화와 수선화도 단장을 시작했다. 대표 봄꽃인 벚꽃의 개화시기인 3월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남았다. 꽃피는 춘삼월을 앞두고 봄 향기와 분위기에 취하고, 봄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소개한다. 남들보다 한발 먼저 움직일 수 있다면 지금 떠나도 좋다. 쾌적하고 화사한 여행을 즐기기에는 지금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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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제주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엔데믹 추세로 해외 하늘길이 열린 이후 상황은 조금 나아졌다. 숙박 및 항공권 요금도 저렴해졌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제주 여행을 즐기기엔 지금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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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꽃구경이다 보니 제주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피로감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온천이다. 산방산 인근에는 산방산탄산온천이 있다. 국내에서 희귀한 탄산 온천으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신기하게도 온몸에 기포가 생긴다. 산방산을 감상하며 노천탕을 즐길 수도 있으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들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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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나무가 있다. 여름에는 매실, 봄에는 매화. 열매를 강조하면 매실나무, 꽃을 강조하면 매화나무가 된다. 매력적인 나무가 봄을 맞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월 추운 날씨에도 불구, 꽃을 피우고 은은한 향기로 사람을 유혹한다. 매화는 팝콘 모양과 흡사해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꽃으로도 불린다. 제주는 지금 매화가 한창이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는 24일부터 '휴애리 매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17회를 맞은 휴애리 매화축제는 휴애리 공원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매화를 매화올레길, 매화정원 등 공원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진한 핑크빛 홍매화를 시작으로 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한 매화나무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신혼여행, 웨딩스냅, 우정스냅 등 인생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인정받으며 가족,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이 많다. 흑돼지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해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입장료는 1만원~1만3000원으로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다. 축제 기간에는 3자녀 이상(소인, 청소년) 입장료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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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를 둘러봤다면 한림공원 내 있는 볼거리를 둘러보면 좋다. 협재굴과 쌍용굴(쌍룡굴), 황금굴을 비롯해 재암민속마을에서는 옛날 제주의 모습을 가진 초가집을 볼 수 있다. 사파리조류원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동물들이 있어 아이들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한림공원 입장료는 9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연령대별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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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벚꽃은 아직 수줍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도 3월부터는 유채꽃과 벚꽃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눈과 코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산로는 제주에서 봄을 가장 뜨겁게 느끼기 좋은 곳 중 하나다. 적어도 필자에겐 그렇다.
녹산로가 있는 서귀포 가시리마을은 해마다 4월이면 진입로부터 10km 구간에 펼쳐지는 유채꽃과 벚꽃길이 펼쳐진다. 자동차도로 양옆에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들 이용하지만, 그만큼 차가 막힌다. 녹산로 초입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걷거나 유채꽃프라자에서 숙박 및 카페 시설 이용을 한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녹산로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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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는 제주시보다 빨리 벚꽃이 피고, 떨어지기 때문에 벚꽃과 유채를 함께 보고 싶다면 개화 시기에 맞춰 방문하는 게 좋다. 이상하게도 녹산로의 벚꽃이 떨어지는 시기가 최근 몇 년간 조금씩 빨라지고 있어 올해는 조금 서두르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개화 시기를 조금 넘긴 3월 중순 이후도 매력적이다. 연인과 함께라면 오히려 이때 여행을 추천한다. 벚꽃잎이 날리기 시작할 무렵 자연스레 만들어진 로멘틱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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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벚꽃을 즐기기 위해선 전농로를 추천한다. 우선 교통접근성이 뛰어나다.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아직 벚꽃 개화시기는 아니지만 1달 이내 벚꽃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전농로는 예로부터 벚꽃 명소로 명성이 자자했던 만큼 오랜 수령의 나무가 많다. 그만큼 크고, 꽃을 울창하게 피운다. ?뗌暮릿 꽃이 먼저 피는 국내 특산종 왕벚나무가 대부분이다. 꽃 시즌에는 왕복 2차선 도로를 중심으로 나무가지와 꽃이 하늘을 가리는 벚꽃터널이 인상적이다. 눈길을 돌리는 모든 곳이 벚꽃으로 가득차 있다. 드라이브 코스는 기본,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벚꽃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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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