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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급증…1분기 여행수지 적자, 코로나19 이전 수준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5-30 09:29 | 최종수정 2023-05-30 10:4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닫혔던 국경이 엔데믹을 맞아 다시 열리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지 적자액은 32억3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여행수입은 30억8600만달러, 여행지급은 63억2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적자 규모는 지난 2019년 3분기 32억8000만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큰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는 -53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던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지난 2019년 4분기 29억3400만달러였던 분기별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분기 19억9000만달러, 2분기 9억2500만달러로 계속해서 감소했다. 이어 2020년 3분기에는 12억5200만달러, 4분기 16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2021∼2022년에는 분기별로 2000만달러 전후의 적자를 기록해오다 올해 1분기 3000만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여행수지 적자 급등의 주 원인은 유학·연수 수지보다 일반 여행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관광수지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학·연수 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 6억18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6억5000만달러로 5.2% 증가에 그쳤으나, 관광수지 적자는 같은 기간 17억6100만달러에서 25억8500만달러로 46.8% 급증했다.

올해 1분기 해외로 출국한 우리 국민은 498만명으로 전년 동기(41만명) 대비 1100% 이상 늘었다.

방한 외래관광객 수 역시 지난해 1분기 28만명에서 올해 1분기 171만명으로 50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관광객 증가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세가 다소 느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90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이던 2019년 4월 대비 55%의 회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24% 회복되는 데 그쳤다. 중국의 해외여행 자체가 3월 기준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18% 정도로 매우 느리게 회복되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내국인 해외 여행객 급증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다시금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우면서 경상수지 개선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경상수지 개선, 서비스 수지도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의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한 영향 탓에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 적자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해외여행 열기 고조로 올해 관련 업종 카드 매출액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KB국민카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5월 15일까지 여행사, 항공사, 면세점 등 해외여행 관련 주요 업종 매출액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여행사는 작년 동기 대비 409%, 항공사는 150%, 면세점은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해외여행 이용금액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만(319%), 베트남(227%), 일본(193%), 태국(172%), 괌(137%), 호주(55%), 뉴질랜드(55%) 등이 높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해외여행 관련 업종 전반에 걸쳐 전년 대비 올해 매출액이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6월 초 징검다리 연휴와 여름 휴가철에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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